조태열 외교, 이달중순 중국 방문… 한일중 정상회의 전 ‘관계개선’ 모색

6년 반만에 양국 고위급 소통
中매체 “한·일과 풀 과제 많다”

김유진 기자,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조태열(사진) 외교부 장관이 이르면 이달 중순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중 관계가 정상화 기회를 잡을지 주목된다. 이달 말 개최를 추진 중인 한·일·중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는 한·일을 상대로 견제 메시지를 내며 신경전을 시작했다.

7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이달 26∼27일 서울 개최를 추진 중인 한·일·중 정상회의에 앞서 중국을 찾는 쪽으로 한·중 외교당국 간에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 중순 방중 가능성이 거론된다. 우리 외교부 장관이 정식으로 베이징을 방문하는 것은 2017년 11월 강경화 당시 장관 이후 6년 반 만에 처음이다. 주중 한국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전날(6일)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한·중 관계 발전 방향, 공급망 협력, 북핵·북한 문제 등 상호 관심사를 긴밀히 협력하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면 카운터 파트인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양국이 모처럼 열리는 고위급 소통을 계기로 관계 개선의 전환점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한·중 관계는 지난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양안 문제와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의 ‘중국 베팅’ 발언 등으로 갈등을 빚어 왔다. 한·중 외교장관회담에 이어 열리는 한·일·중 정상회의에서도 양국 정상 간에 의견 교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한·일·중 정상회의 논의가 본격화될 움직임을 보이자 관영 매체 등을 통해 우위를 잡기 위한 신경전을 시작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3국 정상회의 개최 소식을 전하며 “3국 회의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동아시아 국가들에 긍정적인 발전을 가져오고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특히 일본과 한국이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소규모 집단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어 극복해야 할 정치적, 외교적 과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상관신원(上觀新聞)은 “일본과 한국이 항상 미국 편을 드는 것은 아니다”며 “3국 정상이 만나면 3국 협력의 여지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