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 동결자산 운용수익 4조원’ 우크라 무기지원

7월부터 집행… 방어·재건 투입
英 “러 국방무관 스파이활동” 추방

유럽연합(EU)이 러시아 동결자산에서 얻은 4조 원대 운용수익금 대부분을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사용키로 했다. 이에 반발 중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며 점령지를 늘려나가고 있다.

EU 상반기 순환의장국인 벨기에는 8일 X를 통해 “EU (27개국) 대사들이 러시아 동결자산에서 발생한 특별 수입과 관련한 조처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며 “이 돈은 러시아의 침공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재건과 군사적 방어를 지원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 일환으로 EU가 동결한 역내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은 2100억 유로(약 308조 원)에 달하며, 이 중 대부분은 벨기에에 있는 중앙예탁기관(CSD)인 유로클리어에 묶여 있다. 이날 EU의 합의가 실행되면 유로클리어가 동결자산을 추가 운용해 얻은 연 25억∼30억 유로의 수익금 90%를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용 EU 특별 기금인 유럽평화기금(EPF)에 이전한다. 회원국들은 무기를 사 우크라이나에 전달한 뒤 그 대금의 일부를 EPF를 통해 보전받게 된다. 수익금의 나머지 10%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투입된다. 이번 잠정 합의안은 이르면 오는 15일 공식 확정될 전망이다. 집행은 7월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EU는 보고 있다.

이날 영국은 자국 주재 러시아 국방무관이 스파이 활동을 했다면서 추방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제임스 클레벌리 내무장관은 첩보 목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영국 내 러시아 부동산 여러 곳의 외교적 보호권도 박탈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 외교관이 영국에서 머물 수 있는 기간에 상한을 설정하는 등 러시아 외교관 비자에 제한을 둘 것이라고 클레벌리 내무장관은 설명했다. 한편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 전승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우크라이나 최전선 마을 두 곳을 점령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하르키우주 키슬리우카와 도네츠크의 노보칼리노베 등 두 곳을 추가로 장악했다고 밝혔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