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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갖고 온 ‘울산동백’이 울산게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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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만에 돌아오는 수사반장… “최불암의 마음·정신 이을 것”
개그맨 김영민 “與, 선 넘는 분 많아…총선 졌다고 다 엎을 거냐”
금천구 ‘수육런’ 아시나요? 참가비 만원에 수육+막걸리 제공
유희경의 시:선(詩: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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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43건
생성일 2021-06-16
꽃비 같은 하루
‘도착과 동시에 떠나야 하는/ 한 송이// 누군가 그를 세고 또 센다/ 건네기 위해 하루를 다 쓴/ 한 송이// 받으세요/ 받으시고/ 영원히,/ 받으소서// 우리와 우리 아닌 것/ 사이에 낀// 한 송이// 지나쳤지?/ 지나쳤지// 셀 수 없는, 여름이 오면 좋겠다’ - 박연준 ‘택배, 사람’(시집 ‘사랑이 죽었는지 가서
문화일보
2024-04-17 11:34:14
꿈을 가진 마음
‘어느 아픈 날 밤중에/ 가슴에서 심장이 꿈틀꿈틀할 때도// 괜찮아/ 꿈이 있으니까 꿈틀꿈틀하는 거야/ 꿈꾸는 것은 아픈 것/ 토마토 어금니를 꽉 깨물고/ 꿈틀꿈틀/ 바닥을 네발로 기어가는 인간의 마지막 마음’ - 김승희 ‘꿈틀거리다’(시집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 서점의 일상을 요약하자
문화일보
2024-04-03 11:39:57
무인 카페에서
‘입장도 없이/ 무인 카페에 놓여 있다// ‘관계자 외 출입 금지’가 적힌 문과 마주 앉는다 다른 공간과 이어진 유일한 문이다 열 생각은 딱히 없는데// 끝나지 않는 이야기처럼/ 그의 이야기는 시작되지 않고// 무인 카페는 끝나지 않는다 이곳엔 나와 그뿐이다’ - 한재범 ‘무인 카페’(시집 ‘웃긴 게 뭔지 아�
문화일보
2024-03-27 11:36:05
어떤 후회
‘후회가 받지 않기를 바라며/ 전화를 걸었다./ 그것을 물어보려고/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슬쩍/ 그것을 물어보려고// 그때 그 농담이 무엇이었느냐고/ 대체 어떤 농담이었는데 지금 내가/ 이토록 쓸쓸한 것이냐고’ - 이장욱 ‘농담’(시집 ‘음악집’) 화창한 날이다. 아직 쌀쌀하지만, 더 추워질 일 없
문화일보
2024-03-20 11:36:11
‘봄이 오면’
‘취해 더러워지니 봄이다. 부풀어 오르는 것은 꽃봉오리만이 아니다. 흘러내리는 것은 마음의 고름만이 아니다./ 발랄하게 터져버리는, 뿌리는 겨울에 둔 채 피어난 섣달 홍매화처럼/ 봄이 오면/ 부끄러움 없는 생활이,/ 술에 취해 급작스레 네게 전화하리라./ 선뜻 더러워지리라’ - 김안 ‘입춘’(시집 ‘Mazep
문화일보
2024-03-13 11:35:05
턴테이블로 음악 듣기
‘레코드가 돌아가는 동안/ 아무도 아닌 그림자가 곁에서 어깨를 들썩이고 있었습니다// 축음기 바깥에서 먼지 같은 것들이 진동하는 동안 차 한 잔의 시간은 누구에게나 적당히 주어지지 못했음을 깨달았습니다’ - 구현우 ‘레코드가 돌아가는 동안’(시집 ‘버리기 전에 잃어버리는’) 턴테이블을 선물 받았�
문화일보
2024-03-06 11:37:09
청소라는 사건
‘각자 위치로 가서/ 창문을 활짝 연다// 오렌지빛이 쏟아지고 있다// 오후에는 청소를 하고/ 깨끗한 바닥에 누워 노을을 보기로 했다// 노을을 보다 잠이 들 수도 있는데/ 배가 고픈 걸 참아야 할 것인지/ 긴 논의는 하지 못하고/ 청소를 끝내고 일단 눕기로 했다’ - 김이강 ‘어느 가족’(시집 ‘트램을 타고’)
문화일보
2024-02-28 11:37:21
순한 마음들의 책방
‘너와 내가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 지구와 함께 오늘 여기를 느끼면서, 나누는 세상 모든 것과의 대화는 얼마나 좋아, 이런 속엣말을 끌어모아 바닥이든 모서리든 책으로 펼쳐놓겠지.// 그려보기만 해도 뿌듯하잖아./ 지상 어디에도 없을/ 순한 먼지들의 책방’ - 정우영 ‘순한 먼지들의 책방’(시집 ‘순한 먼지
문화일보
2024-02-21 11:41:07
곁에 있는 마음
‘부축을 싫어하는 노인을 끝까지 기다려주는 일/ 오늘 내가 하는 일이다// 골짜기에 가득 핀 산수유 꽃은/ 자세히 보면/ 두 차례에 걸쳐 피는 꽃이다// 꽃 속에서 꽃 터지는 소리 요란하지만// 바쁜 누구도/ 그 고요를 듣지 못한다’ -남길순 ‘동행’(시집 ‘한밤의 트램펄린’) 서점에는 큰 창이 있다. 구경
문화일보
2024-02-14 11:35:20
응원의 대가
‘세상의 오해와 맞서는 이의 곁에/ 가까이 서서 그의 편을 드는 사람// 그러니까 도무지 사랑해서/ 그 빛에 자주 눈이 시린 탓으로/ 내리 걷다가 닿은 바닷가에서도// 전속력으로 해변을 달리는 이가 보이면 끝내 늦지 않기를 조용히 응원하는 사람’ - 전욱진 ‘나는’(시 에세이집 ‘선릉과 정릉’) 명절이 �
문화일보
2024-02-07 11:35:51
친애하는 나의 불안
‘기척도 없이 불안이 다가올 때// 길을 지나다 우연히 아기 고양이와 만난 거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져// 달래 주려고 했던 건데 매섭게 발톱으로 할퀴어도 깨진 빗금처럼 상처가 나도// 다가오는 손길이 많이 무서웠구나 너도 내가 처음이지? 가까이는 말고 이렇게 같이 있자 한 걸음 물러 있게 돼’ - 정�
문화일보
2024-01-31 11:39:25
남은 겨울을 사랑하기
‘믿음은/ 지도자./ 우리에겐 믿음만 있으면 되지.// 내가 뭔지 맞혀봐,/ 믿음이/ 비할 데 없이 사랑스러운// 청년의 목소리로 말하지./ 나는 세상을 사랑하기에/ 풀을 생각하지,// 잎사귀들을,/ 대담한 태양을 생각하지,/ 순백에 뒤덮였다가/ 이제 마침내 녹아가는/ 눈의 그루터기들로/ 돌아오고 있는’ -메리 올
문화일보
2024-01-24 11:41:10
문 너머 문
‘문을 열면 또 문이 있고 또 문을 열면 또다시 문이 있고 또다시 문을 열면 느닷없이 문이 있고 느닷없이 문을 열면 자꾸 문이 생긴다 문 안의 방은 문을 만드는 방 여자는 오늘도 그 문을 열고 연다’ -최규승 ‘거울 속 거울’(그림 시집 ‘달의 뒷면을 본 여자들’) J가 뉴욕에서 돌아왔다. 방학을 틈타 머�
문화일보
2024-01-17 11:42:47
순한 사랑
‘우리 서로 어깨와 어깨를 기대요/ 딱딱은 안 돼요/ 톡톡만 괜찮아요// 우리 서로 심장과 심장을 맞대요/ 쾅쾅은 안 돼요/ 콩콩만 괜찮아요// 우리 서로 볼과 볼을 비벼요/ 싹싹은 안 돼요/ 살살만 괜찮아요// 그러니까 왜 이리 조심이냐고요?/ 깨지니까!’ -김민정 ‘달걀도 사랑해’(시 에세이 ‘읽을, 거리’에�
문화일보
2024-01-10 11:36:34
새해 다짐과 스페인어학사전
‘들숨과 날숨의 경계에서/ 잠깐씩 멈췄다// 어제는 가령/ 아침에 꿈을 꾸었다// 나무들 사이로/ 드문드문 사람이 보였다// 뒤집어 보아도 내부가 없을 때// 뒤집히기만 할 때// 첫 장면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장면이 있다’ -신수형 ‘행성의 끝’(시집 ‘무빙워크’) 연말 무렵 서점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
문화일보
2024-01-03 11:33:55
연하장 쓰는 일
‘당신의 편지가 오네 오고 있네 내가 그것을 소리 내어 읽으면 당신의 혀가 내 귓불에 닿고 당신의 부드러운 혀가 내 귀 안에 이미 있네 당신 편지는 오고 있네 오네 동구 밖까지 왔을까 잡화점 앞을 무사히 지났을까’ - 장이지 ‘기대’(시집 ‘편지의 시대’) 대형 서점에 들렀다가, 즐비한 크리스마스카드�
문화일보
2023-12-27 11:34:25
희망을 희망한다
‘내 가슴 가까이서 파닥거리는 이 가슴은 내 희망, 나의 모든 부(富)예요,/ 우리 서로 떨어지면 불행하고 키스와 키스 사이에는 행복해요./ 내 희망, 나의 모든 부-그래요!- 그리고 내 행복의 전부예요.’ - 제임스 조이스 ‘20(ⅩⅩⅢ)’(시집 ‘사랑은 사랑이 멀리 있어 슬퍼라’) ‘판도라의 항아리’에 대해
문화일보
2023-12-20 11:35:33
마주하기
‘마주를 구합니다// 그는 길들일 수 없고/ 작은 일에 짜증을 내며/ 당신이 상상하는 높이의 울타리를/ 가볍게 넘어갑니다.’ - 민구 ‘공고’(시집 ‘세모 네모 청설모’) 스마트폰을 멀리 두고 지낸 지 몇 주가 흘렀다. 요즘 우리는 전화기로 전화 통화를 하지 않는다. 어쩌면 전화 통화를 하지 않기 위해 할 �
문화일보
2023-12-13 11:34:54
나와 나, 우리
‘왼쪽 거울에 내가 보인다./ 오른쪽 거울에 내가 보인다./ 내가 보인다./ 내가 보인다./ 내가 보인다./ 내가 보인다./ 내가 보인다./ 보이지 않을 때까지./ 우리가 보인다.’ - 양안다 ‘거울과 거울’(시집 ‘몽상과 거울’) 요 며칠 시무룩했다.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기 때문이다. 나이 좀 먹었다고, 어릴 때
문화일보
2023-12-06 11:33:21
마음대로
‘마음은 아주 멀리도 갑니다/ 안개와 함께/ 안개처럼 다닙니다/ 가는 비의 맘을 품고/ 마음이 그리는 그림은/ 때로는 방울 때로는 연기 때로는/ 경이로운 별자리/ 납작해진 초콜릿/ 무엇을 그리든/ 마음의 붓질은 운명이 됩니다’ -성기완 ‘마음 06:53 AM’(시집 ‘빛과 이름’) 한 소설을 읽다가 ‘마음’이
문화일보
2023-11-29 11: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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