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자 장사’ 에만 목매는 구조 손질… 신시장 진출하도록 규제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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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금융 영업익 80% 이자수익
낡은 제도 개선해 돌파구 마련

금융당국이 22일 전격적으로 금융업의 비금융업 진출 허용 범위를 넓히고 해외 진출을 확대토록 하는 방향으로 은행권의 경영 및 영업 관행과 제도를 대폭 손보기로 했다. 은행이 ‘그들만의 리그’와 손쉬운 이자 장사에 안주하고 있다는 비판적 목소리가 커지자, 금융당국이 금융그룹의 신사업 및 신시장 진출을 위한 운신의 폭을 대거 확대하는 방향에서 규제를 전면 손질하는 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금융혁신’ 차원을 넘어서 금융산업 전반에 굳어진 낡은 틀을 전면 손질하겠다는 의미다. 대신 사업 부실이 자칫 경제시스템 위기로 전이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손실흡수 능력을 강화토록 하는 방안도 병행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스트레스(부실압력)와 경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완충자본’을 새롭게 쌓도록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사실 국내 금융산업의 이자장사에 대한 편중도는 절대적인 수준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4대 금융지주의 총영업이익 48조4038억 원 가운데 82%(39조6739억 원)가 이자이익이었다. 은행만 떼어놓고 보면 이자이익 의존도는 90%를 넘어섰다.

해외 금융사의 사정은 딴판이다. 신사업과 해외 투자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비중에 차이가 없다. 지난해 실적을 분석하면 미국 대표 금융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자이익 비율이 52% 수준이다. 일본 초대형 은행인 미쓰이스미토모그룹의 지난해 이자이익 비중도 52%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점 체제를 유지하며 금리 상승기에 손쉬운 이자 장사로 돈을 벌다 보니 비이자 및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상대적으로 집중을 하지 못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금융사 스스로 이자 장사 위주의 수익 모델과 사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탈피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대폭 손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