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공백 해소” “부정수급 우려”… 조부모 수당 ‘온도차’

서울, 복지부와 제도 협의 완료
하남도 매월 20만원 지급 추진
경기 등 대다수는 도입 망설여

수원=박성훈 · 춘천=이성현 · 광주=김대우 기자, 김군찬 기자

‘조부모 육아수당’ 도입을 놓고 지방자치단체마다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가 보건복지부와 조부모 등 친인척에게 자녀를 맡기면 양육자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서울형 아이돌봄비 지원사업’ 관련 협의를 완료하면서 경기 하남시 조부모 육아수당 도입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자체는 부정수급 가능성도 적지 않아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

6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서울시는 오는 8월부터 서울형 아이돌봄비 지원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만 24∼36개월인 손주나 조카를 월 40시간 이상 돌보는 기준중위소득 150% 이하 시민에게 30만 원을 지원하는 내용으로 시는 지난 2월 28일 복지부와 사회보장제도 신설협의를 마쳤다. 시는 협의 과정에서 정부의 부모급여 지급대상인 만 0∼1세(만 23개월) 양육자는 수혜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하남시도 이현재 시장이 공약한 ‘손주 돌봄 수당’(월 20만 원)과 관련해 복지부에 협의를 신청했다. 이 시장은 “조부모나 아이돌보미 손에 양육되는 아동이 전체의 16.3%이고 그중 83.6%가 조부모에 의해 양육되는 상황에서 손주 돌봄 수당은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조부모 육아수당을 도입한 지자체는 서울 서초구와 광주시 등 2곳이다. 광주시는 맞벌이 가정의 쌍둥이나 3명 이상의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에게 주던 수당을 월 25만 원(일일 8시간 기준)에서 30만 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복지부와 협의 중이다.

하지만 실제 조부모 등이 아이를 돌봤는지 확인이 쉽지 않고 중복 지원 우려 탓에 많은 지자체가 조부모 육아수당 도입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서울 강남구는 2013년 ‘손주 돌봄 수당’(월 24만 원)을 도입했다가 가정양육 수당과의 중복 논란으로 2년 만에 사업을 중단했다. 경기도도 지난해 조부모 육아수당을 검토했으나 부정수급 등의 문제로 도입하지 않았으며 기존 육아 관련 제도 보완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