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법조일원화 10년’

10년이상경력자 판사지원 급감
재판 더딘 처리 등 質 저하 우려

경력 있는 법조인을 법관으로 임용하는 ‘법조일원화’ 제도가 도입 10년을 맞은 가운데 매년 임용되는 판사 수가 제도 도입 전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 법조인들이 적은 보수와 격무에 지방근무까지 도맡아야 하는 판사직에 선뜻 나서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5일 대법원 법관임용 현황에 따르면, 법조일원화 시행 첫해인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일반 법조 경력자 645명이 법관으로 임용됐다. 제도가 안착된 2020년 155명, 2021년 156명이 임용됐지만, 지난해 135명으로 줄었다. 사법시험으로 법관을 배출한 2006∼2012년엔 매년 150∼180명 수준의 법관이 임용됐었다.

지난해 임용된 일반 법관 135명 가운데 법조 경력 최저 연한인 5년 경력자 신임 법관은 76명(57%)에 이르렀다. 경력 10년 이상 법조인은 6명(4%)에 그쳤다. 사회적 경험과 연륜을 갖춘 뒤 재판을 담당하도록 하는 법조일원화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법부 지원자가 줄고 경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법관에 집중 지원하면서 재판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무연 기자 nosmok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