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남영진 전 KBS 이사장 청탁금지법 위반 확인”

“수백만원대… 대검 수사 의뢰”
윤 대통령, 이동관 24~25일 임명할듯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주 해임된 남영진 전 KBS 이사장에 대해 “수백만 원대의 청탁금지법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며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대검찰청에 이첩하겠다고 22일 밝혔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어 “21일 권익위 분과위원회에서 논의한 결과 권익위법상 감사·수사 또는 조사가 필요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수사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선 수사기관인 대검찰청에, 조사·행정처분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선 감독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에 이첩하기로 결의했다”고 말했다. 권익위에 따르면 조사 결과 남 전 이사장이 음식물 가액 3만 원을 초과해 공직자·언론인 등에게 수수금지 금품을 제공하는 등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는 사안이 약 35회 720만 원 상당 확인됐다. 이에 더해 예산 및 회계 관련 법령 또는 KBS 내규를 위반해 업무추진비를 지인 등에게 부당하게 사용, 공공기관인 KBS에 재산상 손해를 끼친 사안도 총 22회 600만 원이 확인됐다. 그뿐만 아니라 분할 결제 등 규정을 의도적으로 회피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총 41회 600만 원 상당이 발견됐다. 앞서 지난달 KBS 노동조합은 남 전 이사장의 청탁금지법 위반을 조사해달라며 권익위에 부패 공익 신고를 했다. KBS 노동조합은 남 전 이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기록을 분석한 결과 2021년 11월부터 지난 5월까지 34차례 총 737만 원이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남 전 이사장은 KBS의 방만 경영을 방치하고 법인카드를 부정 사용한 의혹 등으로 지난 14일 방통위에서 해임안이 의결됐다.

신고를 접수한 권익위는 KBS와 관련 업체로부터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등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대조하고, 관련자·참고인의 진술을 듣는 등 약 한 달 동안 조사를 벌인 끝에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정 부위원장은 “이날 중 관련 자료 일체를 대검과 방통위에 보낼 예정”이라며 “이번 신고사건 처리에 있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임했고, 이첩받은 대검과 방통위 역시 공정하고 철저하게 수사·조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24∼25일쯤 이 후보자를 신임 방통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