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직도… 지자체 64% ‘주최자 없는 행사’ 안전 방치

  • 문화일보
  • 입력 2023-10-23 12:06
  • 업데이트 2023-10-2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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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어느새 1년… 아물지 않은 아픔 이태원 핼러윈 참사 1주기를 엿새 앞둔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골목에 설치된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 시민들의 추모 메시지와 꽃다발이 놓여 있다. 문호남 기자



서울 7곳·부산 6곳 조례 미개정
사고나도 관리책임 물을 길 없어
국회선 정쟁에 재난안전법 표류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오는 29일 1주기를 맞는 가운데 전국 기초자치단체 10곳 중 6곳은 아직도 ‘주최자 없는 행사’에 대한 안전 관리 책임자를 명시한 조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행정안전부는 각 지자체에 관련 조례를 개정하도록 권고했지만, 반년이 지나도록 절반 이상의 지자체가 안일한 대응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문화일보가 행안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226개 시·군·구 기초자치단체 중 145곳(64%)이 ‘주최자 없는 옥외행사·다중 운집 행사’에 대한 안전 관리를 지자체가 책임지도록 하는 내용의 조례를 만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7개 시·도 광역자치단체 중에서는 16곳이 조례 개정을 마쳤지만, 충남도는 아직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서울시의 경우 25개 구 중 종로·중·광진·노원·영등포·은평·양천구 등 7곳에서 조례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부산시는 16개 구 중 6곳(부산진·수영·동·중·사상·서구)이 조례 미개정 상태이다. 부산진구와 수영구는 해수욕장 등이 있어 전통적인 다중 운집 지역이다. 충남의 경우 도내 15개 시·군 중 조례가 있는 곳은 공주시와 당진시 두 곳뿐이다. 충남 논산시, 천안시, 계룡시 등 13곳은 도 조례도 시·군 조례도 없는 상태다.

상위법인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은 1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주최자 없는 행사의 안전사고 예방 의무를 지자체장에게 부여한 관련 법은 지난해 11월 이후 22건이나 발의됐지만, 여야 정쟁으로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조례의 부재는 지자체의 법적 의무를 희미하게 만든다. 주최자 없는 행사가 관리 대상으로 명시되지 않았을 경우, 지자체가 유관기관과 협의해 안전관리계획 등을 수립하도록 규정하는 의무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류상일 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지자체들이 아직도 안전 의식이 미미하다”며 “이태원 참사 후 공직자들의 ‘책임 떠넘기기’가 그대로 재연될 위기”라고 진단했다.

전수한·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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