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밖에 있을때 환자 죽어가… 남은 의사들도 쓰러질판”

  • 문화일보
  • 입력 2024-02-23 12:03
  • 업데이트 2024-02-2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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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현장’ 천은미 교수

“의사는 성적보다 인성이 중요”


“응급환자와 호흡기 중환자를 지키면서 자기주장을 펼치는 게 올바른 의사입니다. 전공의들이 병원 밖에 있는 동안 환자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병원이 곧 무너질 수 있어요.”

천은미(사진)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3일 전화 인터뷰에서 “응급실을 가지 못한 호흡기 중환자들이 외래로 몰리는데 전공의가 없어 입원환자를 받을 수 없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환자를 볼모로 한 전공의 집단행동은 올바른 방식이 아니라며 빠른 시간 내 병원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호소했다. 천 교수는 “환자 곁을 지키면 국민 여론도 의사들에게 힘을 실어 줄 수 있고 정부와의 협상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심각해지는 대학병원 상황도 전했다. 천 교수는 “이번 주 휴가를 반납하고 4일째 전공의들이 하던 병동 업무에 외래 진료, 당직까지 다 맡고 있다”며 “3명이 하던 일을 혼자 하는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들은 지금 벌어지는 상황을 모두 알고 나갔다”며 “전공의들이 쉬어가는 시간이라고 여길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중증환자들은 죽어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천 교수는 “교수들도 피로도가 쌓여 수련병원은 곧 무너진다”며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병동 근무 등 전공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의료진을 지원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모든 의료진이 다 떠나도 환자 곁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들이 전공의가 처벌을 받을 경우 집단행동을 시사한 것은 옳지 않다고 봤다. 천 교수는 “필수의료 교수들 중에서는 전공의 집단행동에 문제의식을 가진 이들이 많다”며 “수련자 입장인 전공의 비중을 줄이고 전문의 중심 병원 체계로 바꾸기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사의 기본 가치와 소명의식도 되새겼다. 천 교수는 “환자는 의사가 존재하는 이유”라며 “의사는 누군가를 살리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직업인데 직업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의 자질로 중요한 것은 성적보다 인성을 꼽았다. 그는 “성적이 좀 뒤떨어져도 환자를 아끼는 마음과 좋은 품성을 갖췄다면 환자에게 더없이 좋은 주치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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