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환자 버리고 집단행동은 한국뿐”… 의료계도 자성 목소리

  • 문화일보
  • 입력 2024-02-2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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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조승연(인천시의료원장)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문화일보에서 인터뷰에 앞서 의사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의사 가운을 입고 있다. 윤성호 기자



■ ‘지역의료 대표’ 조승연 원장

“생명 다루는 의사로서 무책임
이탈 길어질수록 신뢰잃을 것”

“사람 있어야 지역 위기 해결
2000명 증원 많은 숫자 아냐”


“영국, 프랑스 등 해외에서 의사들이 월급 인상을 두고 파업하긴 해도 한국처럼 중증·응급환자를 버려두고 집단행동을 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생명을 다루는 의사로서 정말 무책임한 일입니다.”

조승연(인천시의료원장)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은 23일 문화일보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의사들은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란 특수성이 있다”며 “자기주장을 하더라도 본연의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천시의료원에서도 전공의 12명이 모두 사직서를 냈다.

조 회장은 “해외에서는 의사들이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이유로 파업하지도 않고 환자를 버려두고 집단행동하는 것은 생각지도 못할 일”이라며 “의사는 어떤 일이 있어도 의료현장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장기화되면 절대 안 된다”며 “전공의들이 근무지를 오래 이탈할수록 국민 신뢰도 못 얻고, 의사 업(業)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깨진다”고 덧붙였다. 환자를 내팽개친 순간 집단행동의 모든 명분을 잃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 회장은 “전공의들이 국민을 설득하려면 환자 곁에서 남았어야 했다”며 “의사 면허는 국가가 국민 건강과 생명을 전제로 부여한 것인데 이를 거부하면 면허 자체가 의미 없다”고 말했다.

이번 의대 증원은 지역 의료에 대한 위기감으로 시작됐다. 인천시의료원도 마취과 전문의가 부족해 주말 응급수술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순환기내과 전문의는 채용하지 못해서 민간병원인 가천대 길병원 전문의가 이틀 파견 나온다. 건강검진센터에 필요한 내시경전문의도 지원자가 없다. 조 원장은 “27년간 정부가 의사인력 수급 정책을 전혀 시행하지 못했는데 사람이 있어야 정책도 짤 수 있다“며 “의대 2000명 증원안은 여태껏 누적된 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많은 숫자는 아니다”고 말했다.

최근 의대 증원에 반발한 의사들이 막말하는 등 비난 여론도 커지고 있다. 얼마 전 의사단체 궐기대회에서 원광대 산본병원 전공의는 “의사가 있어야 환자가 있다”며 “내 밥그릇을 위해 사직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 같은 막말에 대해 ‘국민 가슴에 대못을 박는 발언’이라고 일축했다.

의사 자질로는 인성과 책임감을 꼽았다. 조 회장은 “성적이 의사의 모든 기준이 되는 건 곤란하다”며 “환자 아픔에 공감하고,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 의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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