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면허정지’ 임박… 검·경 ‘집단행동 주도’ 증거 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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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복귀 전공의 사유서 제출해야
복지부, 의사단체 고발 가능성
검·경, 대전협 지도부 수사할듯

정부가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진료 거부 중인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강경 대응을 천명하면서 이들이 업무 복귀 시한(29일)을 어길 경우 무더기 의사면허 자격 정지·취소 조치가 현실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수차례 강경 방침을 밝힌 만큼 검·경 또한 사전에 정황 증거 등을 파악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정부·의료계에 따르면 의사들이 정부의 업무개시(복귀) 명령을 특별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을 경우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고, 1년 이하 의사 면허정지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정부의 조치인 업무개시 명령은 의료법 59조에 근거한다. 전공의들이 업무개시 명령을 위반할 경우, 당사자들은 사유 등을 적시한 의견서를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29일 이후에도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들의 소명에도 불구하고 법 위반이 확인되면 최소 3개월 면허 정지라는 행정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정부 입장이 강경한 만큼 의사 단체와 전공의 내에서 집단행동을 주도한 이들에 대한 수사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가 이들을 고발하면 검·경 조사 후 재판에 넘겨지는 방식이다. 필요한 경우 체포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 최근 개정된 의료법에 따라 ‘의료사고를 제외한 모든 범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선고유예·집행유예 등을 선고받으면 의사면허 취소도 가능하다.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정부는 이를 주도했던 대한의사협회(의협) 집행부를 의료법 및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고, 이 중 2명은 대법원까지 가는 법적 공방을 벌였지만 의사면허가 취소됐다. 검찰과 경찰은 복지부의 고발 즉시 수사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사안의 긴급성을 고려한 것으로, 검·경은 고발 접수 전부터 관련 증거 수집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가 시작될 경우 의협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지도부가 우선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경은 이들이 회원들에게 집단행동에 나설 것을 독려했을 경우 업무방해, 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의사들도 대형 로펌을 접촉하면서 방어 논리를 세우고 있다. 의사들은 사직서 제출이 집단적 행동이 아닌 개인들의 자발적 행동이기 때문에 의협·대전협 등이 주동자나 배후세력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철순·이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