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의 빛 : 광대의 그림자’…베르나르 뷔페 회고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베르나르 뷔페 광대의 얼굴(1955).

2019년 첫 한국 회고전을 통해 단단한 국내 팬덤을 생성한 베르나르 뷔페(1928-1999)의 두 번째 대규모 회고전이 열린다. 4월 26일 개막해 9월 10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에서 계속되는 ‘베르나르 뷔페- 천재의 빛 : 광대의 그림자’전시이다.

이번 전시는 프랑스 베르나르 뷔페 재단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이뤄지는 만큼 선보이는 작품이 방대하고 충실하다. 4m 크기의 대형 유화 작품, 장 콕토 문학 앨범과 국내 미공개 작품을 포함해 수채화, 드로잉, 판화 작품 등 총 120여 점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베르나르 뷔페는 어린 시절부터 천재적 재능을 인정받으며 비평가에게는 찬사를, 대중에게는 사랑을 받은 작가이다. 19세에 첫 개인전을 열었고 20세에 이미 프랑스 최고 권위의 비평가 상을 받은 그는 경력 초기부터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베르나르 뷔페. 잔 다르크 - 목소리(1957

그에게 그림은 삶의 기록이며 외부 세계와 소통하는 통로였다. 그는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그대로 그림으로 그렸다. 어린 시절 경험한 나치의 파리 점령과 전후 시대의 참담함, 어머니를 잃은 상실감과 우울함을 그렸고, 부와 명예를 얻은 후에는 전 세계를 여행하며 도시 풍경을 담아냈다. 평단에서 외면을 받을 때조차 그는 그림을 그렸다. 매일 12시간씩 그리며, 평생 8000여 점의 작품을 남긴 뷔페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림을 그리는 ‘화가, The Painter’였다. 그는 그리기 위해 존재했고, 존재하기 위해 그렸다. 말년에 파킨슨병으로 더 이상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되자 그는 죽음을 선택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베르나르 뷔페 생트로페, 항구(1978).

특히 이번 전시는 베르나르 뷔페의 작품들을 작가의 세계관별, 주제별로 기획한 것이 돋보인다. 일상의 사물과 사람, 실존적 고민을 보여주는 광대, 세계 도시의 풍경, 뷔페의 확장된 세계관을 보여주는 문학 신화 종교, 사랑하는 아내이자 평생의 뮤즈인 아나벨, 그가 남긴 마지막 주제인 죽음까지…. 개인적이고 사적인 것부터 대중적이거나 지적인 주제까지 여러 주제를 자유로이 넘나든 뷔페의 드넓은 세계를 확인해 볼 수 있다.

박동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