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잔칫날 ‘또다시 악재’ 편파경선 이메일 폭로

美 민주 전당대회 개막

위키리크스 이메일 폭로 파문
샌더스 지지자 집단반발 조짐

오는 11월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를 확정하기 위한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경선 편파’ 의혹 속에서 25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개막됐다. 오는 28일까지 열리는 전당대회에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주요 정당 대선 후보에 여성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지명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 민주당 주요 인사가 전당대회에 총출동해 클린턴 전 장관을 중심으로 한 ‘단합’을 강조할 예정이지만, ‘경선 편파’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선 후보였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 지지자들의 적지 않은 반발도 예상된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의장인 데비 와서먼 슐츠(플로리다) 하원의원은 24일 성명을 내고 “이번 전당대회를 끝으로 의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슐츠 의원의 사퇴는 폭로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DNC 지도부 인사 7명의 이메일을 해킹, 민주당 경선이 클린턴 전 장관에 유리하게 진행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이메일에는 “샌더스가 무신론자라고 한 말을 들은 거 같은데, 그렇다면 우리와 선을 그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이에 따라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의 집단 반발 가능성이 우려되는 가운데, 샌더스 의원은 이날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는 않았다. 개막일에 예정된 샌더스 의원의 연설 내용이 관건으로, 클린턴 전 장관의 샌더스 의원 지지층 흡수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LA타임스는 “여성에게 드리워진 유리천장을 잇따라 깨온 클린턴 전 장관은 대선 후보 지명 뒤에도 호감도 제고와 함께 시대변화를 이끌 인물이라는 이미지 구축, 신뢰 회복 등 3가지 도전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당대회 첫날인 25일 정강 정책을 채택하고 26일엔 후보 지명 투표, 27일엔 팀 케인(버지니아) 상원의원의 부통령 후보 지명 수락연설, 28일엔 클린턴 전 장관이 대통령 후보 지명 수락 연설을 할 예정이다.

클리블랜드=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