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경찰·대통령실 교차 검증 강화… 윤석열 “학폭근절 종합대책 보고하라” 지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대통령실 시스템 강화 착수

대통령실은 27일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던 정순신(사진) 변호사 낙마 사태에 따라 법무부, 경찰을 중심으로 한 인사 검증 시스템 개선안 마련에 착수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교육부가 지방교육청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종합대책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자유 사회에서 국가가 개인에 대한 정보를 완벽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며 “개인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관련 부처들과 함께 개선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지금까지 인사 검증에 활용했던 고위공직자 후보 사전 질문서의 허점이 드러난 만큼 이를 보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 후보자는 이번 사전 질문서에서 아들의 학교폭력 사건과 관련한 3가지 질문에 ‘아니요’라고 허위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와 경찰, 대통령실의 교차 검증을 강화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후보자에 대한 업계와 지인들의 제보도 독려할 방침이다. 아울러 배우자와 자녀에 대한 보고 항목을 확대해 검증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대통령실은 무분별한 자료 제출 및 검증 확대는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한 기류를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고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와 지방교육청 등 유관기관들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 보고하라는 지시다.

다만 대통령실은 인사라인에 검찰 출신들이 포진해 ‘봐주기 검증’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어 ‘인사수석’ 역할을 하는 복두규 인사기획관의 거취 및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사 검증은 국민 눈높이에 맞춰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이뤄져야 하는데 검찰 조직의 상명하복 분위기 속에서 ‘부실 검증’이 일어났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여권 내부에선 정 변호사에 대한 KBS 보도가 발령 직전에야 이뤄진 것을 두고 “공기로서의 언론의 역할을 방기한 것 아닌지 실망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