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자에 ‘비계 삼겹살’ 보낸 지자체…“어이 없다” 비난 봇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고향사랑기부제의 부실한 답례품 사례로 제시된 인천 미추홀구의 ‘삼겹살’.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인천 미추홀구, 논란 커지자 "교환·반품 가능…후속 조치할 것"

고향 발전을 위해 기부금을 내고 세액공제와 함께 답례품을 받도록 한 ‘고향사랑기부제’가 올해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된 가운데, 품질이 매우 떨어지는 답례품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고향사랑기부제 인천 미추홀구는 안 하는 편이 좋을 듯’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미추홀구가 삼겹살이랑 목살을 주길래 기부하고 받은 포인트로 돼지고기 답례품을 받았다"며 "목살은 살코기 덩어리가 와서 먹을 만했는데 삼겹살이 저렇게 와서 3분의 2는 떼어내고 버렸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괜찮아 보이는 부분을 위에 올려놓고 포장해놔서 비닐을 벗겼을 때 기분이 더 나빴다"며 "고향사랑기부제로 답례품 받을 분들은 생물이 아니라 공산품으로 받는 게 좋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글쓴이가 글에 함께 첨부한 사진에는 고기의 대부분이 하얀 비계로 이뤄진 삼겹살이 찍혀 있었다. 댓글엔 ‘고향사랑기부제가 세액공제로 연결되면서 기부도 유도하려는 건데 저런 식으로 답례하는 건 어이가 없다’거나 ‘저 경우 중간에 해먹는 XX가 있다’는 부정적 반응이 줄을 이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자신의 주소지가 아닌 고향이나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연간 500만 원 한도 내에서 기부하고, 세액공제 혜택과 기부액의 30% 이내의 답례품을 받는 제도로 지난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미추홀구에서도 지난 2월 1일 5개 업체와 협약을 맺고 13개 품목의 답례품을 기부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전날 인터넷에 게시된 삼겹살과 목살은 미추홀구의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중 하나인 ‘한돈 세트’로 파악됐다. 미추홀구는 협약에 따라 업체 귀책 사유로 인한 하자가 발견될 경우 답례품 교환이나 반품이 가능한 만큼 게시자로부터 연락이 오면 후속 조치를 한다는 입장이다. 또 해당 물품을 발송한 업체 측에도 관련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