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동춘서커스의 ‘생사륜’(왼쪽 사진)과 ‘의자탑쌓기’ 공연 사진. 박세환 동춘서커스 단장은 “특수효과 없이 사람이 실제로 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묘기를 선보이는 것이 동춘서커스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동춘서커스단 제공
■ 어린이날 ‘서울 서커스 페스티벌’ 참가… 박세환 동춘서커스단장
대형바퀴 위 묘기 ‘생사륜’ 공연
원초적 퍼포먼스로 볼거리 선사
“과거 함께 공연한 동물들 박제
향후 기념관 지으면 같이 전시”
“우리나라가 6·25전쟁이란 격동기를 겪을 때는 고아들이 서커스에 많이 참여했어요. 당시엔 비극적인 상황에서 어린이들이 생계를 위해 참여했지만 지금은 어린이들이 관객이 돼 서커스의 흥행을 이끄니 감회가 남다르네요.”
국내에 유일하게 남은 서커스단인 동춘서커스를 이끌고 있는 박세환(80·작은 사진) 단장은 서커스에 평생을 바쳤다. 19세던 1963년 동춘서커스에 입단해 1987년 동춘서커스를 인수하고 현재까지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서커스만 바라보고 있다. 동춘서커스는 어린이날을 맞아 열리는 ‘2024 서울 서커스 페스티벌’에 참가한다.
최근 문화일보와 금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 단장은 “어린이가 서커스의 미래다”며 “대부도에서 14년째 진행 중인 우리 서커스 공연을 어린이들이 많이 보러 온다. 어린이들이 서커스를 보고 대담성, 민첩성, 예술성을 기르고 체력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동춘서커스는 오는 4∼5일 한강 노들섬에서 열리는 ‘2024 서울 서커스 페스티벌’에서 ‘초인의비상’을 공연한다. 야외무대인 잔디마당에서 두 곡예사가 회전하는 대형 구조물에 달린 바퀴 2개 위에서 위험천만한 묘기를 펼치는 ‘생사륜’이 공연의 하이라이트다. 구조물의 최대 높이가 12m에 달하며 회전하는 바퀴 위에서 줄넘기를 하거나 눈을 가리고 걷는 등 아찔한 광경이 펼쳐진다.
박 단장은 서커스는 서커스다워야 한다며 “서커스는 특수효과를 자제한 원초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야 한다”는 공연 철학을 밝혔다. 이어서 “태양의 서커스는 LED 조명과 특수 효과에 크게 의존해 아쉽다”며 “대부도에 우리 공연을 보려고 경주, 대구, 완도, 목포 등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온다. 이유는 확실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동춘서커스는 한때 코끼리, 침팬지, 기린, 낙타, 사자, 호랑이, 곰 등 30여 마리의 동물을 보유해 ‘창경원 다음으로 동물이 많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박 단장은 “동물보호법이 굉장히 엄격해졌고 결정적으로 1984년 창단한 태양의 서커스가 동물 출연을 전격으로 없애면서 다른 서커스단들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나 역시 동물이 출연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시대의 요구에 따라갈 수 있어야 한다. 우리랑 함께 생활했던 코끼리, 호랑이, 곰, 사자 등을 박제해서 부천에 위치한 창고에 보관 중인데 기념관을 지으면 대중에 공개하려 한다”고 했다.
동춘서커스는 내년 100주년을 앞두고 있다. 박 단장의 100주년 목표는 서커스 시설의 확대. 그는 “동춘서커스 대부도 공연장에서 2㎞ 정도 떨어진 곳에 1200평 규모의 부지를 최근에 매입했다. 상설 극장을 지어서 더 안정적으로 서커스단을 이끌 계획이다”며 “단원들의 숙소와 연습 시설도 늘릴 예정이다. 서커스의 멋을 알리기 위해 끊임없이 투자할 것이다”고 말했다.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
;){kind=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