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수석의 경제진단’ 분석>경제지표는 추락하는데… 위기 인식 부족한 黨政靑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분기 GDP 증가율 -0.4%에
경상수지는 6억달러 적자인데
“경기 바닥 다지는 국면” 평가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지난 7일 경제 현안 브리핑을 통해 경기 하방 위험을 강조하면서 청와대의 경기 낙관론이 바뀐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아직도 청와대와 정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경제 상황의 엄중함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리스크(위험)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10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0.4%, 전년 동기 대비 1.7%를 기록했다. 기재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2.6~2.7%)를 고려하면, 어처구니없을 만큼 낮은 수준이다. 한국 경제의 대외 균형을 나타내는 지표인 경상수지는 올해 4월 6억648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외 환경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지난 5일 내놓은 ‘세계 경제전망(Global Economic Prospects)’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 1월 발표한 2.9%에서 2.6%로 0.3%포인트 낮췄다.

특히 세계은행은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월 6.0%에서 5.9%로 낮추면서 “올해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성장률이 6% 밑으로 추락하면 아시아 외환위기 시절인 1997~1998년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이다.

정부가 내세우는 긍정적인 지표는 크게 봐서 두 가지다. 올해 4월 현재와 미래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전월과 비교할 때 더 이상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고 제자리걸음을 했다는 것과, 한은이 통계 기준을 바꿔서 지난해 명목 GDP(물가 상승을 포함한 GDP)가 111조 원 정도 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월과 비교한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올해 3월까지 통계 작성 이후 최장 기간인 10개월 연속 동반 하락하다가 4월에는 ‘0’을 기록했다는 것이지 플러스로 돌아섰다는 게 아니다. 한은의 통계 기준 개편에 따른 지난해 명목 GDP가 늘어난 것도 경제 상황이 나아지는 것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민간 경제연구소 고위관계자는 “윤 수석이 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강조했지만,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있는 국면이 아닌가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여 아직도 경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