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정상회담 D-4>軍대결종식 첫 조치…‘DMZ회복’ ‘GP철수’까지 확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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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북확성기 전격 중단 의미

北 핵실험장 폐기에 ‘화답’
남북 신뢰회복 상징성도 커

27일 문재인-김정은 만남서
‘군사대결종식 선언’ 가능성

‘더 높은 단계’ 합의할수도
NLL·경협문제 거론안될듯

군 당국이 23일 최전방 지역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격 중단한 것은 나흘 앞으로 다가온 남북 정상회담 분위기를 조성하고 ‘남북 군사 대결 종식 선언’을 위한 신뢰 조치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함에 따라 오는 27일 정상회담에서 군사 대결 종식을 위한 두 정상 간의 대화가 더 성과를 내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남북 양측이 앞으로 비무장지대(DMZ) 경비초소(GP)의 공동 철수 등 더 높은 단계의 군사적 신뢰 구축 조치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핵보다 무섭다’는 대북 확성기 방송 전격 중단이 갖는 상징성이 대단히 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3차 남북 실무회담과 정상회담 첫 리허설, 남북 정상 간 첫 핫라인 통화 등을 앞둔 상황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은 군사 대결 종식과 대화 국면의 본격적인 진입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특히 지난 20일 북한의 전격적인 핵실험 중단 및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조치 발표 후 사흘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남북 간 사전 조율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즉 북의 ‘핵실험장 폐기 조치’에 남이 ‘확성기 방송 중단’으로 화답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분야의 핵심 인사는 통화에서 “대북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인 비핵화 문제는 결국 미·북 간 구체적인 조율을 필요로 하는 만큼 남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손에 잡히는 성과’로 군사적 대결 종식 선언을 추진할 것으로 본다”며 “북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언급한 만큼 우리 측은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조치로 답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남측이 2016년 1월 북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만큼 이번 북의 핵실험장 폐쇄 발표 상황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이라는 상응 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방부가 23일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관련 발표문’을 통해 “이번 조치가 남북 간 상호 비방과 선전 활동을 중단하고 ‘평화,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나가는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건 이런 맥락 위에 있다.

이런 흐름 위에서 남북 정상은 회담에서 DMZ 원상회복과 GP 철수에 전격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 나아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만들자는 데 두 정상이 인식을 같이하고 이를 위한 기초적인 논의를 공유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밖에 내년에 2차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을 포함한 정상회담 정례화에 뜻을 같이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평화 구역화 문제는 논란을 부르고 시간이 걸리는 문제여서 이번엔 거론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또 개성공단 재가동이나 금강산관광 재개 등 경협 관련 역시 국제사회의 제재와 맞물려 미국과의 협상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의제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허민 선임기자 minsk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