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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04년 12월 14일(火)
20여년 학술 외길 ‘지식의 보고’
`대우학술총서` 최근5년 성과 `...2000~2004` 발간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국내 최대·최고의 총서인 ‘대우학술총서’(이하 총서)로 대표되는 대우재단의 학술사업이 내년으로 시행 24주년을 맞는다. 대우재단은 이를 기념해 지난 2000년 이후 올해까지 5년간의 학술사업 성과를 담은 ‘대우학술총서 2000~2004’를 최근 발간했다.

이 책은 대우그룹 해체 뒤 독립재단의 길을 걸어온 대우재단이 어려운 재정여건 속에서도 지난 5년간 발간한 110여권의 총서 및 지난 2000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7차례나 열린 석학연속강좌의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지난 2001년 번역서인 프랑스 사상가 폴 리쾨르의 ‘해석의 갈등’으로 500권을 돌파한 총서는 이제 580종에 이른다. 이는 대우재단이 사무국의 인력을 대폭 줄이고 학술지원사업의 관리를 사단법인 한국학술협의회(이사장 김용준)에 맡기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벌인 가운데서도 지난 5년간 연평균 22권의 총서를 발간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전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최근 학술출판을 기피하는 국내 출판계의 풍토까지 감안하면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 사이 총서를 발행한 출판사도 민음사에서 아르케로, 다시 아카넷으로 바뀌었다.

‘대우학술총서 2000~2004’는 이런 5년의 성과를 집대성한 목록집으로 각각 총서의 개요와 서평기사, 우수도서 및 추천도서 선정 내역까지 상세하게 담겨 있다. 특히 우수도서와 추천도서 선정내역을 보면 총서 중 김상락 경기대 물리학과 교수의 ‘분자동역학’ 등 총 38종이 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강정인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서구중심주의를 넘어서’ 등 총 21종이 문화관광부 선정 학술부문 우수도서로 선정됐다. 학술원의 우수학술도서 선정이 3년밖에 되지 않았고 문화관광부의 우수도서 선정이 출판사별로 5종 이내에서만 이뤄진다는 점을 볼 때 지난 5년간 출간된 도서의 절반이상이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됐다는 사실은 총서의 학문적 위상과 가치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기존 논저·공동연구·번역 분야로 이뤄진 총서 외에 기초가 되는 서양고전들을 펴내는 ‘대우고전총서’, 세계적으로 평가받는 해외학자를 초빙하는 ‘석학연속강좌’등으로 대우재단의 학술사업이 다양해진 것도 특징이다.

대우재단이 학술지원 사업을 펼친 것은 지난 1980년 당시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이 사재 200억원을 대우재단에 출연하면서 시작됐다. 김 회장은 서울대 교수를 지낸 고(故) 이용희 전 통일원장관을 재단이사장으로 초빙하고 노재봉(당시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 전 총리와 신일철·김용준(당시 각각 고려대 철학과·화공과 교수)고려대 명예교수 등 학계 중진을 통한 1년간의 조사와 연구 끝에 기초학술분야 지원사업을 펼치기로 하고 1981년부터 학술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김 회장은 학계원로들에게 자신이 헌납한 사재의 활용방안에 대해 전권을 위임하며 “나는 버는 재주는 있지만 쓰는 재주는 없으니, 우리 사회의 불우부진한 분야에 도움이 되도록 써달라”고 부탁했었다. 이렇게 탄생한 총서는 1983년 첫 권인 ‘한국어의 계통’을 시작으로 100권(1988년), 200권(1991년), 300권(1995년), 400권(1998년)을 차례로 돌파했다. 단일 학술총서로 이미 580종을 넘어선 규모는 국내에선 견줄만한 비교대상 자체가 없으며, 해외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사례에 속한다.

대우재단의 학술사업을 기획단계에서부터 관여해온 한국학술협의회의 김용준 이사장은 “당시 김회장은 자연과학 기초분야의 불우부진을 강조하면서 특히 수학분야의 지원 필요성에 관심을 보였다”며 “20년이 넘도록 출연자와 출연기관이 단 한 번도 사업에 관여하지 않고 학계 대표들이 사업의 방향과 추진계획을 자체적으로 세우고 결정하도록 배려해준 것이 우수한 성과를 쌓을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이라고 평가했다.

최영창기자yc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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