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문학 2015편 DVD 안에 ‘쏙’

“우리나라 고전문학의 귀한 유산인 가사를 현대적 콘텐츠로 정리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원전과 해설을 한 화면에서 바로 대조해볼 수 있게 만든 것은 고전 정리 작업의 새 지평을 연 것이지요.”

우리나라 역대 가사문학 작품 2015편을 담은 DVD-롬 ‘한국역대 가사문학 집성’을 출시한 임기중(67) 동국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이번 DVD-롬은 그가 30여년간 수집·정리해 온 가사문학 작품을 지식콘텐츠개발 전문업체인 ㈜누리미디어가 데이터베이스(DB)화한 것이다.

고려후기인 14세기말 승려 나옹화상이 지었다는 불교가사 서왕가를 필두로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생산된 가사문학작품 2015편이 망라돼 있다. 조선시대 문신인 송강 정철의 ‘사미인곡(思美人曲)’ 등은 이본(異本) 모두를 수록했다.

정서체 원문은 물론 원문 이미지가 제공되며 간단한 키워드 하나로 전 가사문학작품을 검색까지 할 수 있게 돼 있다.

개별 작품별로 작가, 출전, 참고문헌을 제공하는 외에 풍부한 주석까지 제시하고 있다. 원문 이미지는 임 교수가 1998년에 총 51권으로 완간한 ‘역대가사문학전집’에 바탕을 두고 있다.

“가사야말로 우리 민족이 계층 구분없이 향유했다는 점에서 고유의 민족문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젊은 세대들이 우리말, 우리글로 된 고전문학에 깊은 애정을 가져주었으면 합니다.”

임 교수는 “현재까지 발견된 가사 작품은 모두 7000여편”이라며 “이것들을 모두 혼자 정리한다는 것은 힘에 부치지만 나머지 작업을 죽는 날까지 계속 진행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장재선기자 jeije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