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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게재 일자 : 2006년 05월 20일(土)
“젊은 마음으로 생활하면 몸도 젊어져”
단학·뇌호흡 창시자 이승헌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현대 단학의 창시자 일지(一指) 이승헌 국제평화대학원대학 총장. 단학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뇌호흡을 주창, 재단법인 한국뇌과학원을 설립해 원장을 맡고 있으면서, 단학과 뇌호흡을 가능케 한 국학연구를 위해 사단법인 국학원을 설립했다.

또 지구 파장(볼텍스)이 가장 강력하게 분출된다는 지역으로, 세계 명상의 요람인 미국 애리조나주 세도나에 진출, 일지명상센터를 설립하고 한국 선도(仙道)의 정수를 세계에 전파하고 있다. 그는 특히 ‘힐링 소사이어티’와 ‘휴먼 테크놀로지’란 책을 저술,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몇년 전 초등학교 단군상 건립과 관련해 일부 종교와 갈등을 빚으면서 그를 의구심을 갖고 바라보는 시선도 없지 않다. 20,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제2차 국제브레인 HSP올림피아드 참석 차 귀국한 그를 19일 서울 삼성동 뇌과학연구원에서 만났다.


이 총장은 소문처럼 ‘신비한 도사’가 아니라 점퍼 차림의 털털한 이웃 아저씨 모습이었다. 소탈한 웃음을 앞세워 무슨 질문을 하든 마치 옛이야기하듯 구수하고 막힘없이 풀어갔다.

무엇보다 먼저 단학(丹學)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궁금했다. 단(丹)은 전통의학에서 무술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몸에서 움직이는 기운의 중심으로 알려져 있지만 어쩐지 신비주의의 여운이 없지 않다. 특히 이성 중심의 서양철학과 자연과학, 사회과학에 익숙한 사람들일수록 거리감이 있는 개념이다.

“분명한 것은 ‘단학’이지 ‘단교(丹敎)’가 아닙니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이 자꾸 ‘단교’라며 종교로 오해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이 총장은 ‘단학’을 설명하기에 앞서 종교적인 신비주의부터 배격했다. 그는 체험적인 깨달음에 근거, 단학을 쉽게 풀어갔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는 선도문화입니다. 불교는 물론이고 엄밀하게 말해 유교도 외래종교예요. 여기서 국학과 한국학을 구분해야 합니다. 본래 우리 문화를 연구하는 것이 국학이고, 외래문화가 한국화한 것을 연구하는 게 한국학입니다. 우리의 토속 전통문화가 뭐냐, 바로 단군문화입니다.”

여기서 이 총장은 인간 기운의 중심인 ‘단(丹)’을 단군의 ‘단(檀)’과 동음동의어(同音同意語)로 풀면서 한국 문화의 뿌리로 치환한다. 이런 풀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이 총장의 이력에 대해 물었다.

당초 청년 이승헌은 태권도, 합기도, 검도에 능한 무술가였다. 그러던 어느 시기, 도시에서의 도장 수련에 한계를 느낀 그는 전주 모악산 동곡사에서 산중 수련을 시작했다. 모악산은 북한 김일성 주석의 조상묘가 있다고 알려진 산으로 풍수가들에게 명산으로 꼽힌다. 동곡사는 당시 ‘고시 합격의 명소’로도 알려진, 도력높은 사찰이었다고 한다. 이 총장은 동곡사에서 자신의 무술을 집대성, ‘천부신권(天符神拳)’을 창안했다.

“태권도는 직선운동이어서 관절을 상할 위험이 많습니다. 그래서 합기도와 검도 등을 결합, 전체적으로 손을 내뻗는 각도를 안쪽으로 15도 정도 꺾었지요. 그것이 발전해 현재의 단무도(丹武道)가 됐습니다.”

‘천부신권’의 ‘천부’에서 ‘천부경’이 연상되는 건 필연. ‘천부경’에 대해 물었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눈빛이 빛났다.

“한 나라 문화의 수준은 경전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경전이 없고 문화만 있으면 샤머니즘이고 경전이 있고 철학이 있으면 문화입니다. 경전이라고 하면 대개 종교를 떠올리지만 지금 세계화된 종교들도 원래는 민족종교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요컨대 한 민족의 경전이 세계화한 것이 세계종교지요. 민족의 경전과 경전에 기반한 철학은 보통 세가지 갈래로 발전합니다. 하나는 통치철학이고, 다른 하나는 종교철학 그리고 세번째는 수행문화지요.”

그의 말은 거침없이 이어졌다.

“단군조선 시대에는 천부경과 선도의 철학이 이 세 가지를 다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 외래 종교가 통치철학과 종교철학의 자리를 차지해 버렸고, 수행문화만 숨은 채 2000년 간 명맥을 유지해 왔습니다.

천부경에 나온 우리 민족의 수행문화가 선도문화입니다. 단학과 뇌호흡은 그 선도문화를 되살려 현대적으로 복원하고 세계화한 것입니다. 나는 26년 전 단학 전파를 시작하며 앞으로의 시대는 국가와 종교가 중시되는 시대가 아니라 ‘문화’가 강조되는 시대라고 봤습니다. 국민과 인류의 건강과 행복과 평화를 위해서는 수행문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 거지요.”

‘천부경’은 모두 81자로, ‘하나(一)’와 ‘없음(無)’으로 우주생성의 원리를 파악하고 ‘사람 속에서 하늘과 땅이 하나가 된다(人中天地一)’는 천지인(天地人)사상의 요체를 담고 있는 경전. 상고시대의 경전으로 20세기 초 묘향산에서 수도하던 한 수도인이 암벽에 새겨진 내용을 발견했다고 하나 학계에서는 후대인들의 ‘위서(僞書)’로 보는 설이 유력하다. 그러나 ‘천부경’의 ‘위서’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감정이 격해지며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나라는 5000년 동안 1000번이 넘는 외침을 받았습니다. 외국이 침략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뭡니까. 역사를 말살하는 거예요. 고구려 역사를 기록한 이문진의 ‘신집’, 백제사를 기록한 고흥의 ‘서기’를 비롯해 황룡사탑같은 역사 보물들이 모두 타버렸잖아요. 증거를 없애놓고 따지는 것, 그것은 강대국이나 적국이 주장할 일이지, 피해자인 우리가 할 일이 아닙니다.”

최소한 ‘모르는 일’이라고 하면 몰라도, 아니라고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역사는 힘의 역사입니다. 고대에서 근대까지 필사에서 필사로 전해져 출처가 불분명해졌지만 ‘천부경’의 내용은 사실입니다. 또 그 내용이 누가 일조일석에 지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천부경’은 우리것입니다.”

무술가였던 청년 이승헌은 동곡사에서 수련 중 ‘천부경’을 읽으며 대오각성, 홍익인간(弘益人間) 이화세계(理化世界)의 뜻을 얻어 하산했다. 그리고 1980년 경기 안양의 한 공원에서 운동나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단학을 가르친다. 단학 전파의 시작이었다. 그 뒤 26년이 지난 현재 단학은 국내에 단월드 400여개 지부, 2000여개 직장·공원 단학동호회, 세도나 세계본부를 포함해 모두 600여개 단월드 센터를 거느린 대규모 수행단체로 성장했다. 이를 두고 그는 “기적”이라고 말했다.

“안양에서 서울 신사동 센터로 옮기는 데만 5년이 걸렸어요. 초기엔 고 최종현 선경회장이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여기에 힘을 얻어 전국 순회 강의를 하면서 센터수가 급속히 늘었지요.”

1995년 국내 단학이 어느 정도 자리잡자 그는 세계로 눈을 돌린다. 제자들을 모아 놓고 “한국에만 있을 일이 아니다”며 미국으로 진출, 세계 명상의 요람 세도나에 자리잡은 것이다. 접근 전략도 실용적인 미국인들에 맞춘 것으로 체험 위주였다. 때마침 서구 물질문명의 한계를 절감, ‘젠(禪)’이 휩쓸고 있던 미국에서 한국의 단학은 선풍을 일으켰다.

“당시 회비가 월 100달러였어요. 그 때 한국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면 100달러 정도 남는다는 말이 있었어요. 1년 회원 1명이 늘 때마다 자동차 12대를 판 셈입니다. 지금까지 단학을 수련한 인원이 100만명쯤 되니 회비가 얼마인지는 계산해 보세요. 이것이야말로 대단히 경쟁력있는 정신문화 수출 아닙니까.”

그는 “현재 미국 지부는 모두 170여개로 모든 주에 지부가 있다”며 “현재 유명 대학에 70여개 있는 단무도 클럽도 올해 안에 360개를 넘어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단학과 함께 이 총장이 주창한 것으로 ‘뇌호흡’을 빼놓을 수 없다. 뇌가 호흡을 하다니, 그게 가능한가. 목욕탕에 몸을 담그면 피부가 호흡을 못해 숨이 가빠지니 뇌가 호흡을 한다는 것도 꼭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 같긴 한데….

“호흡을 합니다. HSP, 즉 고등감각인지(Heightened Sensory Perception)라는 게 있습니다. 고도의 집중을 통해 일상적으로 지각하기 어려운 정보를 인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또 Health, Smile, Peace의 머릿글자이기도 합니다. 건강하고 즐겁게 살면 평화가 온다는 뜻이지요. 이 HSP를 가능하게 하는 게 바로 뇌호흡, 뇌운영 프로그램입니다. 빌 게이츠가 만든 컴퓨터 운영 프로그램이 현재 정보화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면, 앞으로의 세계는 HSP 뇌운영 프로그램이 중심이 될 겁니다. 이미 실험적으로 입증되고 있는데 올해 안에 자연과학과 결합한 구체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겁니다.”

이 총장은 이제 단월드의 일상 업무에서는 거의 손을 뗐다. 하지만 저술과 강의 등 자신이 반드시 나서야 하는 부분만 해도 바쁘다. 이와 함께 그가 정성을 쏟는 것은 현재 40%쯤 진행된 세도나의 한국민속촌 건설. 건설비만 1000억원 이상이 들어가는 대단위 한국 민속 테마파크다. 민속촌 정면에 단군 성지인 마니산을 세울 계획이란다. 이렇게 끊임없이 꿈을 가지고 일을 만들었음인가, 그는 젊고 활기차 보였다.

“이번 기회에 브레이크 댄스를 좀 배워 보려 합니다. 왜냐, 젊게 사는 비결은 ‘뇌를 속이는’ 거니까요. 늙은 마음을 갖고 있으면 늙습니다. 정년퇴직하면 갑자기 늙어버리는 게 바로 그런 거예요. 젊은 마음을 갖고 실제 젊은 친구들 하는 것을 하면 보기보다는 어리숙한 뇌라는 놈이 깜빡 속아 넘어가 젊은 호르몬을 분비해 주거든요.”

문화부장 h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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