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공작금 유입 집중 추적

국가정보원과 검찰 등 공안당국은 ‘일심회’ 총책 장민호씨 등에게 북한의 공작금이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고 자금 흐름을 집중 추적 중인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공안당국은 또 장씨가 북한의 ‘조국통일상’을 수상했으며 함께 구속된 이정훈 전 민주노동당 중앙위원과 손정목씨가 북한의 ‘민족통일상’을 받은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이들이 당초 예상보다 더 광범위한 활동을 벌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상의 이유가 된 이들의 공적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당국은 특히 구속 이후 혐의를 강력 부인하고 있는 손씨가 북한을 방문한 단서가 포착돼 방북 경위와 북한 내에서의 행적을 집중조사 중이다.

국가정보원과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1999년 서울 강남에 3D 애니메이션 제작업체인 ‘나래디지털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데 이어 NFI, 국내 최초 게임전문채널 스카이겜티브이 등의 대표이사를 지냈다. 공안당국은 장씨가 사업을 하는 과정에 북한 공작금이 지원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계좌추적 등을 통해 장씨 사업자금의 흐름을 추적 중이다.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이 장씨나 일심회 조직원과 관계를 맺었던 정치권, 또는 시민단체 관계자에게 흘러들어간 정황이 포착될 경우, 사건의 파장은 일파만파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안당국은 장씨가 북측 공작원과 접선을 주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5개 시민단체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공안당국은 장씨로부터 압수한 암호보고문에서 북한의 조국통일상 수상 사실을 확인했으며, 장씨가 북한 대외연락부 공작원과 주고받은 e메일에서는 지난해 말 이씨와 손씨가 북한의 ‘민족통일상’ 수상자로 결정됐으니 베이징(北京)에서 접선하자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중국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해온 이씨와 손씨에게 이같은 상이 수여된 사실이 확인될 경우 파문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최소 3차례 방북한 장씨 외에 손씨에 대해서도 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 혐의와 함께 잠입·탈출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손씨의 방북 행적에 대해서도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관련자들은 수상 사실은 물론, 일심회 가입 사실조차 전혀 모르는 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혜승·김남석기자 hsje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