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여학생회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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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 내에서 여성들의 권익을 위해 활동하는 총여학생회가 위기를 맞고 있다. 투표 참여율이 낮아 총여학생회 구성 자체를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일부 대학에서는 ‘무용론’이 제기돼 폐지 논란까지 일고 있다. 극단적인 여성 권익 확대 주장이 공감대 형성에 실패하면서 학생들로부터 외면 당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오는 30일 총여학생회 폐지를 골자로 한 학생회칙 개정안을 학생 총투표에 부치기로 했다. 총여학생회가 여성의 권리 확장만 주장하는 극단적인 페미니즘에 빠진데다 감시·견제를 받지 않는 등 비민주적 요소가 있는 만큼 폐지 여부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묻겠다는 것이다. 총여학생회가 폐지될 경우 여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산하기구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총여학생회를 구성도 못하는 학교도 많다. 서울시립대의 경우 2002년부터 올해까지 후보가 없어 총여학생회를 5년째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학생회관 2층에 있던 총여학생회실을 학생들에게 세미나실로 개방했다. 경북대의 경우 6년째, 부산대는 4년째 후보가 나서지 않아 총여학생회 구성을 못하고 주인없이 이름만 있는 상태다.

아예 사라진 경우도 많다. 서울대, 고려대, 서강대, 세종대 등은 총여학생회가 없어지고 독립적인 여성모임이나 총학생회 산하 여성 위원회로 기능과 역할이 축소됐다.

이 같은 여학생회의 위기는 성폭력 가해자 실명공개 등 ‘강경노선’ 탓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강경한 여성권익 확대 주장이 학생들 사이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하면서 학생들로부터 외면 당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3월 성균관대 총여학생회가 성폭력 가해자의 실명과 학번, 소속학과 등을 공개하는 대자보를 붙이자 일부 학생은 “인권침해”라며 가해자의 신상 정보가 나온 부분을 찢어버리면서 학생들 간에 갈등을 빚기도 했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