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7]양파도 베꼈나?…신곡 ‘그대를 알고’ 표절 의혹

가수 양파의 새 앨범 수록곡이 표절시비에 휘말렸다. 양파가 6년 만에 내놓은 5집 앨범 중 후속곡으로 알려진 ‘그대를 알고’가 1990년대 포크 듀오 ‘녹색지대’의 데뷔 앨범 타이틀곡 ‘사랑을 할꺼야’의 주요 멜로디와 비슷하다는 의혹이 일부 대중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

‘그대를 알고’의 가사 중 ‘(나는) 그대를 알고/사랑을 알고/이별을 알았죠/∼/(그대) 사랑이 깊어/마음이 아파/눈물이 가려서’부분이 ‘사랑을 할꺼야’의 ‘사랑을 할꺼야/사랑을 할꺼야/∼/나를 지켜봐줘/나를 지켜봐줘’의 멜로디 진행이 흡사하다는 지적이다. 양파의 곡에선 ‘그대를 알고’와 ‘사랑을 알고’가 각각 2박자씩, 녹색지대의 곡에선 ‘사랑을 할꺼야’가 4박자로 리듬의 패턴이 다르긴 하지만 ‘눈물이 가려서’와 ‘나를 지켜봐줘’(‘서’와 ‘줘’의 음만 차이가 날뿐)의 멜로디와 리듬 진행은 거의 유사하다.

두 노래에서 ‘∼’부분의 멜로디는 완전히 다르다. 따라서 언뜻 들으면 두 노래는 완전히 다르게 들릴 수 있다. 문제는 지적한 부분의 멜로디가 두 노래에서 중요한 후렴구라는 사실이다. 후렴구는 듣는 이의 귀에 가장 오래 남는다는 점에서 작곡을 할 때 가장 민감하게 대응해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후렴구는 바로 원곡을 연상시킬 수 있는 핵심 장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곡가가 의도적이든 잠재적이든 결과적으로 비슷한 멜로디를 양산하면 표절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어떤 부분(특히 후렴구)의 멜로디가 원곡을 연상시킬 만큼 유사한 부분이 있다면 멜로디와 리듬이 아주 똑같이 않더라도 표절 시비에 걸릴 수 있는게 현대 대중음악계의 현주소다. 일부 청취자들이 표절 시비를 제기하는 것은 귀에 박히는 양파의 후렴구가 원곡의 그것을 쉽게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지난 1999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표절은 4마디, 2소절 같은 심의 규정이 있었다. 그러나 99년 공연윤리위원회가 공연법 개정을 통해 사전음반 심의기구를 없애면서 표절은 전적으로 친고죄의 영역으로 넘어갔다. 다시 말하면 원작자(작곡가 등)가 표절시비곡을 듣고 유사하다고 느끼면 바로 소송을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표절 시비에 휘말린 이승철의 ‘소리쳐’의 경우 가렛 게이츠의 ‘리슨 투 마이 하트’와 비슷한 멜로디가 4박자 밖에 안됐지만 후렴구가 원곡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결국 표절로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국내 저작권대행업체의 한 관계자는 “누구나 들어서 기존의 히트곡을 떠올리게 하는 저작물의 핵심부분(후크·Hook)이 사용된다면 원저작자의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대를 알고’의 작곡자 김도훈씨는 AM7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그와 비슷한 패턴의 멜로디와 리듬은 많은데, 그런 것까지 세세하게 표절 시비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면서 “멜로디 진행과 박자가 모두 달라 원곡을 연상시키기 힘들다”고 반박했다. AM7은 표절 시비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랑을 할꺼야’의 작곡자 이성환씨와 수차례 전화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