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뚱뚱보 소녀 TV쇼의 샛별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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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미국 볼티모어. 인기 TV 쇼‘코니 콜린스 쇼’에 푹 빠져 있는 트레이시 턴블래드(니키 블론스키)는 아침에 일어나 머리에 헤어스프레이를 한통 쯤 뿌리고 학교로 향한다.

트레이시는 통학버스를 놓쳐도, 수업시간에 벌을 받아도 웃음으로 받아치는 유쾌한 십대다. 남들보다 좀 나가는 몸무게는 그에게 걸림돌이 아니다. ‘백인 여자아이치고는 나쁘지 않은’ 댄스 실력을 갖고 있으며 ‘코니 콜린스 쇼’에 출연하는 게 꿈인 트레이시는 어느날 당당하게 오디션에 참가한다. 엄마 에드나(존 트래볼타)는 딸이 날씬한 다른 참가자들 사이에서 상처를 받을까 걱정이 많지만 아버지 월버(크리스토퍼 월킨)는 딸을 격려한다.

문제 학생들을 모아 놓은 교실에서 흑인 학생 시워드(엘리아 켈리)를 만나 배운 스텝으로 떠오르는 샛별이 된 트레이시. 미스 볼티모어 출신 기획자 벨마(미셸 파이퍼)는 자신의 딸 앰버(브리타니 스노)가 미스 헤어 스프레이가 되는데 걸림돌이 되는 트레이시를 탈락시킬 계획을 세운다.

‘헤어스프레이’(12월6일 개봉)는 무엇보다 흥겨움이 슈퍼 헤비급이다. 쿵짝거리는 리듬, 친근한 멜로디는 고개를 까닥거리게 만든다. 여기에 인종과 몸무게에 대한 각종 조크를 통해 영화 곳곳에 차별에 대한 지당한 메시지를 배치했다. 몸무게와 피부색에 대한 차별은 (나쁘기보다는) 재미없다는 톤의 메시지는 가볍지만, 밉지 않다.

1988년 만들어진 코미디 영화 ‘헤어스프레이’의 리메이크. 2002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뮤지컬 ‘헤어스프레이’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뮤지컬을 기본으로 다시 태어났다.

‘토요일밤의 열기’ 이후 30년만에 뮤지컬 영화에 출연, 보통 사람의 3배가 넘는 거구의 중년 부인으로 분장하고도 놀랍도록 유연한 몸놀림을 보여주는 존 트래볼타를 비롯해 코믹하고 어설픈 악녀를 보여주는 미셸 파이퍼, 미국 힙합계의 여왕마마 퀸 라티파 등 출연 배우들의 면면도 슈퍼 헤비급이다.

전영선기자 azulid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