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노동규제가 경제활동 저해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이 아시아에서도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숱한 요인 가운데 하나는 노사관계 생산성의 ‘함정’이라는 것 또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지적이다. 노동부는 15일 IMD의 ‘세계경쟁력연감 2008’을 분석해 한국의 노동관계 생산성이 6년째 세계 최하위라고 지적했다. 올해 조사 대상 55개 국가·지역 중 55위, 더없이 민망하다.

노동관계 생산성의 참담한 현실과 함께 ‘노동 규제가 경제 활동을 저해하지 않은 정도’라는 IMD 평가 항목에서 한국이 54위로 지난해의 45위에서도 9계단이나 더 물러섰다는 대목 또한 우리는 심각하게 주목한다. 노동시장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한국보다 더 급한 나라는 단 1개국밖에 없다는 뜻, 따라서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국가경쟁력 반전 제고를 위해 그만큼 화급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노동시장이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노무현 전 정부가 비정규직을 보호한다면서 실은 그들을 고용으로부터 점차 배제시켜온 비정규직관련법의 개정을 서두르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해왔다. 통계청이 지난달 16일 ‘3월 고용동향’을 발표할 당시 일자리 증가 수가 18만4000개로서 3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일 당시 ‘일자리 확보를 위해서도 비정규직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었다. 14일의 ‘4월 고용동향’은 일자리 증가가 19만1000개지만 증가세로 보기에는 미미한 수준으로 그보다는 2개월째 20만명 밑선이라는 점을 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노총이 이명박 정부에 대해 50만개의 질 좋은 일자리를 강청해온 사실이 현실과는 유리된 헛주장으로 비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현행 비정규직법을 서둘러 개정하지 않는 한 7월1일부터는 100명 이상 300명 미만 사업장에 적용돼 그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은 지난해 이맘때 이래 300인 이상 대기업이 겪어온 갈등을 넘겨받을 상황이다. 전체 비정규직의 93%가 중소기업 근로자임을 감안하면 갈등의 양상과 심각성은 지금까지와도 비교할 바 아닐 듯싶다. 제18대 국회는 ‘비정규직 악법’의 적폐부터 제대로 소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