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反부패 대책, 법·제도 앞서 실천의지가 관건이다

공직부패 및 비리로 초래되는 ‘검은돈’,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눈먼 돈’과 세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는 ‘새는 돈’은 이명박 정부가 법과 질서의 이름으로 추방을 약속해온 부정한 돈의 세 유형이다. 법무부와 교육과학기술부가 반(反)부패를 위한 법과 제도의 정비에 나선 것도 검은돈, 눈먼 돈, 새는 돈의 수로(水路)를 사전·사후적으로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임은 물론이다.

법무부는 부패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개정안을 마련해 19일 입법예고한다고 16일 미리 밝혔다. 공직부패 사건에 대해 법원이 징역형에 더해 수뢰액의 2~5배 벌금형을 반드시 병과 선고하도록 강화한다는 것이 핵심 취지다.

우리는 반부패 관련 법제의 법정형 자체가 낮아서라기보다는 사법 당국의 척결 의지가 상대적으로 낮아 부패의 악순환을 방치하다시피 해온 측면을 먼저 주목한다. 2003~2007년 유죄 확정된 뇌물사범 중 집행유예율이 52.62%, 선고유예율도 9.34%에 이른다. 뇌물사범 중 실형을 받는 비율은 10명에 4명꼴이 채 안된다는 결론이다. 법원이 법정형의 일정 비율로 깎아 선고하는 관행을 ‘대범한 사법’쯤으로 여기는 선처론부터 교정해야 할 것이다. 반부패 법제에 벌금형 병과를 의무화하는 것도 먼저 지금처럼 빗나가온 온정주의를 경계해야 입법 보완의 실효성을 기대할 수 있으리라는 게 우리 판단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18일 발표한 ‘클린 365 종합대책’도 그렇다. 교육공무원에 대해 동일 유형의 범죄 또는 금품 수수 등 비위 사실이 3차례 적발되면 동일 분야 근무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3진 아웃제’를 실시하고, 같은 사안으로 2회 이상 지적되면 문책·감봉·정직·해임 등 4단계 제재유형 가운데 1단계 높이 징계하도록 한다는 방침 또한 교육직역 내부의 온정주의부터 경계해야 대책의 규범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반부패대책추진기획단이 초점을 둬야 할 정책 영역도 관행화한 부패구조를 제대로 척결하기 위한 자정 의지와 그 엄정한 집행임을 우리가 거듭 강조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