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검찰·법원부터 실정법을 엄정히 집행해야

검찰과 법원이 실정법의 권위와 그 규범력을 희석시키면 법치주의 실현은 그만큼 멀 수밖에 없다. 주말을 맞고 보낸 검찰과 법원의 동정은 준사법기관과 사법기관이 먼저 실정법을 엄정히 적용 혹은 집행하지 않아온 단면을 새삼 재조명하게 한다는 것이 우리 판단이다.

검찰이 13일 경찰 멱살만 잡아도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고 한 것은 그동안 형법 제136조(공무집행 방해)를 소홀히 해왔다는 사실과 함께 또 ‘구속 = 형벌’로 재각인시킬지 모를 잘못이다. 또 대법원 양형(量刑)위원회가 15일 ‘법원 판결 형량이 일관성이 없다’ ‘형벌이 관대하다’는 일반인 응답이 각각 73.9%, 59.2%에 이른다고 밝힌 국민 인식조사는 그동안 법정형을 일정 부분 ‘할인’하는 것이 법관의 도리이자 대범한 재판쯤으로 그릇 운용해온 재판 실무를 새삼 되돌아보게 한다.

우선, 검찰권 행사가 여간 엄정하지 않으면 준법과 위법의 경계가 흐려 법치 허무주의로 빗나가게 할 위험이 크다는 게 우리의 일관된 지적이다. 검찰은 공권력 도전사범에 대해 그 신병(身柄) 관리를 엄격하게 하겠다고 했지만 그것부터 ‘떼법’이 기승을 부린 김대중·노무현 정권 당시 그리도 자주 들어온 바로 그 말이지 않은가. 우리가 김·노 두 정권을 법치에 있어서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지적해온 것 역시 그 때문이다. 공권력이 도심에서 조롱받아 ‘공(空)권력’으로 추락하는 범죄의 현장에서 시류를 의식하지 않고 실정법을 엄정히 집행하는 의지와 역량이 있다면 ‘공권력 도전 행태 엄단’같은 말은 불필요할 것이다.

양형도 그렇다. 형사소송법 제361조의 5가 양정 부당을 항소사유로 명시하고 있는 점에 비춰서도 법원이 형법 제55조의 형량 감경을 지나치게 편의적으로, 또 확대적용해왔다는 ‘사법(司法) 자성’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