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광우병 공포 과장·왜곡해온 영상·사이버 포퓰리즘

촛불시위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국민 건강권 우려라는 초심(初心)과 순정(純情)을 퇴색시켜가면서 그나마 잔명(殘命)을 지켜나가고 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1+ 5 방식의 투쟁’을 공언한 것처럼 촛불 시위는 공기업 민영화, 교육 자율화 등을 반대하는 정치 투쟁의 장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변질’로 보긴 어렵다. 일부 반미(反美)시위 전문가들이 시민의 순수한 충정 그 함성에 틈입해온 의도 그대로, 쇠고기 문제는 그 편의적인 소재에 불과한 것으로 비치기 때문이며, 또 이제 그들이 주도하는 시위의 본색이 드러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촛불의 초심은 광우병에 대한 공포였고, 4월29일 방영된 MBC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이 그 기폭제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MBC PD수첩은 ‘주저앉는 소(다우너)’ 영상을 반복 방영해 마치 광우병 미친소인 듯 시청자를 오도했다. 그러나 다우너는 광우병과 무관한 것으로 드러난 지 이미 오래다. 또 연초 사망한 미 버지니아의 20대 여성 환자가 인간 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며 가족의 얘기를 전하는 과정에서 광우병과 전혀 무관한 CJD(크로이츠펠트-야코브병)를 자막을 통해 vCJD(인간 광우병)로 둔갑시킨 것도 그 MBC의 그 PD수첩이었다. 미 농무부에 이어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12일 인간 광우병에 의한 사망이 아니라고 결론내렸다. MBC가 교묘한 편집과 왜곡으로 광우병 공포를 과장하고 증폭시켜왔으니 그것이 곧 국민에 대한 영상 포퓰리즘이며, 더 나아가 영상 테러리즘에 가깝다는 게 우리 시각이다.

‘사이버 포퓰리즘, 사이버 테러리즘’이 그 뒤를 이어왔다. ‘미국 소 = 미친 소, 쇠고기 수입 = 광우병 수입’이라는 사이버 괴담은 “미국 쇠고기 먹고 일찍 죽기 싫다”는 한 여중생의 비명으로, 또 ‘폭행 전경의 신상정보 공개’ 등의 비이성적 만행으로 증폭돼오지 않았는가.

1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이해관계자 포럼은 회원국 정부에 대해 불법·유해한 온라인 활동의 단속 강화를 건의했다. 영향력이 막강한 만큼 책임 또한 막중하기로는 공중파와 포털이 다를 리 없다. 언론중재위원회는 지난달 20일 PD수첩에 대해 반론 보도를 결정했지만 MBC는 여전히 불응하고 있다. 4·29 과장·왜곡 방송에 대해 MBC가 어떻게 시정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는지 우리는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