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反정부 선동으로 촛불동력 잇는 ‘대책회의’의 무리수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조건과 관련해 국민 건강권을 우려하는 ‘촛불시위’는 6·10 대집회를 전기로 그 흐름이 질적으로 바뀌어왔다. 6·10 인파에 고무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그 이튿날 미국과의 재협상을 20일 시한으로 이명박 정부에 ‘명령’한다고 으른 데 이어 16일 참여연대에서 회견을 갖고 “1+5 방식으로 특단의 실천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그 ‘1+5’, 곧 쇠고기 반대투쟁에 이어 공기업 민영화 반대, 수돗물 민영화 반대, 대운하 반대, 교육 자율화 반대, 공영방송 사수 등을 열거하면서부터 쇠고기 문제를 걱정해온 민심이 하루가 다르게 물러서며 시위의 동력도 그만큼씩 줄어들고 있다. 우선 ‘5대 의제’를 중심으로, 이어 이 정부의 정책 전반, 더 나아가 이 정부 자체를 흔들겠다는 그같은 반(反)정부 선동의 타임 테이블로 비치자 민심이 동참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 시각이다.

우리는 이른바 ‘5대 의제’ 가운데 대운하와 관련, 타당성에 대한 치밀한 검토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그 외에 공기업 민영화는 시일을 다투고 교육현장 자율화는 더욱 신장돼야 하며 공영방송, 특히 KBS는 국가 기간방송으로서 공익성을 강조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지적이다. 특히 KBS 노조가 17일 “KBS 지지 촛불집회에 통합민주당과 ‘친(親)노무현 단체’가 개입하고 있다”고 지적한 성명에 주목하는 것도 그것이 ‘정연주 KBS’의 방만·적자 경영과 불공정 보도의 적폐를 가리기 위한 대책회의 구상에 대한 질타라고 믿기 때문이다. KBS 노조도 “정청래 전 의원 등이 노무현 정권에서 정연주 낙하산으로 공영방송을 정권의 손아귀에 넣었을 때는 침묵했다가 정권이 바뀌었다고 정 사장과 함께 공영방송 사수를 외치는 것은 코미디”로 규정했다.

소설가 이문열도 이날 ‘쇠고기를 문제삼다가 갑자기 공영방송 사수를 외치는 것 = 여론조작의 일환’이라면서 “촛불장난 너무 오래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 ‘장난’의 장본인 역시 촛불의 순정(純情)을 정치도구화하는 대책회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