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파업 만능주의가 경제난 가중시키고 있다

한국 노동운동의 양대 축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이른바 ‘쇠고기 총파업’에 대해 현격한 시각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내세우며 7월2일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민주노총에 대해 한국노총은 18일 성명서를 통해 “총파업 만능주의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경제가 말이 아닐 정도로 어려운 시기에 민주노총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이유로 총파업을 하겠다는 것은 누가 봐도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인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의 지적 취지 그대로 파업 만능주의가 경제난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믿는 우리는 민주노총이 총파업 계획을 지금이라도 철회하기 바란다.

민주노총 지도부 역시 현재의 한국경제가 처한 현실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원유와 원자재 값 상승, 환율상승, 소비자물가 급상승, 5개월째 계속되는 경상수지 적자, ‘백수(白手)가장’ 100만명 등 한국경제의 현실은 정부는 물론 노(勞)와 사(使) 등이 모두 힘을 모아도 난국을 헤쳐나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노총 건설기계분과는 계속 작업 거부중인데 반해 한국노총 건설기계노조는 최근 “완전히 만족하진 못하지만 정부가 제시한 안을 수용한다”면서 작업 거부 하루 만에 철회한 배경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노총 간부로는 처음으로 장 위원장이 4월15일부터 21일까지 미국·일본을 순방한 이명박 대통령을 수행해 해외 투자유치 활동을 지원한 사실을 우리가 새삼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파업 만능주의가 공공연히 횡행하는 나라에 어떤 외국 기업이 투자할 의사를 갖겠는가.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해 초 취임 일성으로 “빨간 머리띠를 매지 않겠다. 파업을 위한 파업을 하지 않겠다”고 한 대국민 약속과 다짐부터 스스로 어기고 있다. 7월 내내 산업 현장을 파업으로 마비시킬 방침을 고집하고 있는 것부터 그렇다. 심지어 이 위원장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장 위원장이 이 대통령의 4월 방미 수행길에 “파업이 일어나면 내가 뜯어말릴 테니 한국에 투자하라고 했다”면서 “한국노총은 노동단체이길 포기한 단체”라고까지 주장했다. 우리는 과연 노동계 지도자가 일자리 확충을 위해 외국인들에게 한국 투자를 권유한 일이 잘못인지, 아니면 파업 만능주의로 한국 기업 환경의 대외 신인도를 추락시키며 사실상 투자 유치를 막다시피 하는 것이 잘못인지부터 이 위원장에게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