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광고중단 협박에 굴복하면 시장경제 흔들린다”

유수 신문과 그 광고주에 대해 자행돼온 ‘사이버 테러’에 대해 검찰이 23일 신뢰저해사범 전담수사팀을 가동시켜 의법 처리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재계 역시 시장경제의 대의(大義)를 좇아 정면 대응하고 있다. 일부 세력에 의한 광고 중단 협박을 더 외면하다가는 시장경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의 공유라는 것이 우리 시각이다. 야당 통합민주당이 이날 ‘검찰은 신뢰저해사범 전담수사팀을 해체하고, 국민 협박 중단하라’고 한 성명에 대해 도대체 무엇을 위해 누구를 편들고 있는지 묻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정면 돌파를 택한 재계의 이같은 자세는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인 시장경제와 모든 자유의 원천인 언론의 자유를 지켜내려는 의지의 일단이다. 우리는 또한 ‘광고중단 협박’이 업무방해죄 구성요건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본다. 허위의 사실 유포, 위계, 위력으로 업무를 방해한 자는 형법 제314조에 의해 처벌된다. 이 중 ‘위력’에 대한 대법원의 정의(定義), 곧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으므로 폭행·협박은 물론,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 등도 이에 포함된다”(2005.3.25)고 한 것은 사이버를 중심축으로 한 작금의 ‘광고중단 협박’을 연상케하기에 충분하다.

일부 네티즌의 위법 행위와 그것을 부추기다시피 하는 일부 언론이 소비자 운동 캠페인으로 호도하는 것도 그렇다. 민병준 한국광고주협회장은 23일 그런 행태가 곧 ‘반(反)소비자 운동’임을 지적했다. 민 회장은 “기업의 자유로운 광고매체 선택을 방해하는 것은 시장 질서를 거스르고,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경영활동을 저해해 결국 소비자 권익을 침해한다”고 선을 긋고 있다.

김경한 법무장관의 20일 수사 지시에 앞서 우리는 18일 사이버 테러의 횡행에 공권력이 손놓고 있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사회의 신뢰 구조를 흔드는 사이버와 현실세계의 빗나간 행태에 대해 무엇이 법이고 원칙인지 보여줘야 할 공권력의 책임을 재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