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류근철 박사의 KAIST 기부 578억

  • 문화일보
  • 입력 2008-08-1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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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 발전이 필수적이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그 역할을 선도할 것을 확신했다.” 한의학계의 원로이자 대한민국 제1호 한의학 박사인 류근철 러시아 모스크바대(大) 종신교수는 14일 출연 약정식을 갖기에 앞서 거의 전 재산의 출연 동기·목적을 이렇게 전하면서 “과학영재 산실인 KAIST가 세계 최고 대학으로 발전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류 박사의 출연 규모가 578억원 상당의 부동산·골동품이라는, 국내에서 개인이 대학에 낸 기부금 가운데 사상 최고액이라는 외형에 못지 않게 “선진국에 비해 한국은 기부 의식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이번 기부가 기부문화 발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는 당부 또한 천금의 무게를 지닌다고 믿는다.

류 박사의 ‘지적’대로 국내 기부문화는 일천한 단계에 머물러 있다. 종전 ‘기구금품 모집 규제법’을 2006년 3월 ‘기부금품 모집·사용법’으로 법의 이름부터 바꾸고 기부 모금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한 이래 다소 개선돼오긴 했지만 장벽은 여전히 높다. 7월15일 당시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최근 대학에 거액을 출연한 ‘기부왕(王)’ 5인과 나눈 대화의 결론도 “기부문화를 촉진시키려면 세법상 혜택을 늘려주고 감독기관의 까다로운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정석규 신양문화재단 이사장)는 공감대였다. 국민 1인당 기부액이 2006년 4535원으로 미국의 1만1943원에 비해 크게 낮은 것도, 또 개인 기부와 기업·법인 기부의 비율도 3 대 7로 선진국의 7 대 3과 대조적인 것도 기부 제도의 개선 수요를 말해주는 각 단면임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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