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한영화>전쟁 후 잊어진 佛 비정규軍 조명

★ 캡틴 코낭(EBS 14일 오후 2시40분)= 1934년 프랑스 공쿠르 문학상을 수상한 로제 베르셀(Roger Vercel)의 자전적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1차 세계대전 당시 동부전선에서 활약한 후 전쟁이 끝난 뒤에도 발칸 반도를 정처없이 떠돌던 프랑스 비정규군 대원들이라는 잊혀진 존재들을 조명했다. 전쟁터에서의 우애와 갈등, 종전 후 일상적인 삶으로 복귀하면서 겪는 어려움 등을 다뤘다. 1996년 프랑스 세자르(Cesar) 감독상 수상작이다.

동부유럽 여러 지역의 광야, 눈 덮인 산간지대 등 자연 경관을 만끽하게 해주는 스펙터클한 전투신은 좋은 볼거리다. 하지만 카메라는 그보다 군인들의 세세한 몸짓, 잔인한 모습에 초점이 맞춰졌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인 1918년 9월의 불가리아. 프랑스 교도소에서 차출된 50여명으로 구성된 비정규군 부대와 그들을 이끄는 코난은 최전선에서 게릴라 임무를 수행한다. 그들은 ‘참호 청소부’라는 별명에 걸맞게 칼을 주무기로 싸운다. 스스로 ‘군인’이 아닌 ‘전사’라 부르는 이들의 겁없는 활약 덕분에 프랑스군은 소콜산 전투에서 승리를 거둔다. 그러나 곧 종전이 선포되고, 이들 부대는 해산하는 대신 루마니아의 부카레스트로 이동한다. 그러나 이곳에서 코난과 대원들은 평화로운 휴식이 주는 무료함과 삶의 목적이 실종된 듯한 상태를 견디지 못한다. 결국 혈기를 주체 못하는 대원들은 살인과 약탈을 저지른다. 코난의 친구이자 모범적이고 순종적인 성격의 문학교사 출신 노르베르 중위가 군법회의 검사로 선정되어 사건을 담당한다.

박수균기자 freewi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