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학습부진… 脫北학생 ‘脫대학’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각종 특별전형을 통해 대학에 입학한 탈북자 대학생의 상당수가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계난이 이들의 대학 적응을 어렵게 하는 주요인으로 꼽히면서 탈북자 장학금 확충, 맞춤형 지원 등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성균관대에 따르면 2005~2007학년도에 22명의 탈북자를 선발했으나 현재 재학생은 12명뿐이다. 7명이 휴학을 했고 3명이 미등록 제적 처리됐다. 연세대도 65명의 입학생 중 18명이 졸업하고 24명이 재학하고 있다. 9명은 제적됐고 14명은 휴학 중이다. 서강대도 78명의 입학생 중 휴학생이 13명, 제적된 학생이 14명이었다. 한국외국어대는 68명의 입학생 중 19명이 휴학 중이다. 각 대학의 탈북자 학생 담당 직원들은 “탈북자 학생 중 휴학을 한 뒤 학교로 돌아오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전했다.

탈북자 대학생들이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생활고 때문이다. 월 36만원 안팎의 정부 보조금으로 임대아파트 월세와 관리비를 내고 나면 손에 남는 돈은 10만원 정도. 탈북자들을 위한 임대주택이 대부분 서울 외곽이나 경기도에 위치한 탓에 10만원으로는 차비를 충당하기도 빠듯하다. 일부 교회에서 탈북자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기도 하지만, 전체 탈북자 대학생의 절반 이상이 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한국 학생들에 비해 수학 능력이 떨어지는 탈북자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고는 학업을 유지하기 어려운 셈이다. 성균관대에 재학 중인 탈북자 대학생 A(27)씨는 “나는 다행히 교회에서 매달 25만원씩의 장학금을 지원받고 있지만, 지원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학업에 전념하지 못하고 있다”며 “수학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게 되고 결국은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채현식기자 hscha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