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한영화>‘여장’ 男배우, 女배우를 사랑하는데…

★투씨(EBS 19일 오후 2시40분) = 더스틴 호프먼이 여장을 하고 나와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1982년작. 재능이 있고 영리하지만 인기 없는 남자배우인 마이클 도로시(더스틴 호프먼)는 친구와 함께 TV드라마 오디션을 보러 갔다가 극중 도로시라는 여성 캐릭터를 맡기로 결심하고 여장을 한 후에 다시 오디션을 보러 간다. 우여곡절 끝에 그 배역을 따낸 그는 도로시라는 인물에 몰입해 훌륭한 연기를 펼친다.

그는 여성들이 남성 중심 사회의 억압에서 벗어나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고, 결과적으로 도시의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얻는다. 하지만 얼마 후, 그는 드라마의 여주인공인 간호사 역할을 맡은 줄리(제시카 랭)를 사랑하게 된다. 도로시의 인기는 계속되지만, 줄리가 그를 여자로 알고 있기 때문에 그는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시드니 폴락 감독이 코미디 분야에도 재능이 있음을 알려준 이 영화는 흥미로운 설정으로, 왜곡된 성적 정체성 탓에 빚어지는 혼란을 다루고 있다. 러브스토리로 감동을 주면서 또한 사회풍자 드라마로서 텔레비전 드라마와 뉴욕의 연예산업, 사회 계층의 모순 등을 꼬집고 있다. 호프먼이 연기한 도로시는 좀 괴상해 보이긴 하지만, 정의롭고 자신감이 넘치는 여성이다. 보수적인 성향을 지닌 드라마의 감독이 여주인공 줄리를 함부로 대하자, 도로시는 줄리를 따뜻하게 대하며 가까운 친구가 된다. 하지만 도로시의 문제는, 내면의 남성이 줄리를 사랑하게 된다는 점. 여자 아닌 여자로 살아가며 도로시가 겪는 내적 갈등이 영화에 흥미를 더해 준다. 116분, 15세 이상 관람가.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

절친한 두 부부의 性과 우정

★리노의 하룻밤(SBS 19일 오전 1시20분) = 조던 브러디 감독의 2002년작. 샤를리즈 테론, 빌리 밥 손튼, 패트릭 스웨이지 등 유명 배우들이 출연했다. 달린과 로니 얼 도드 부부, 캔디와 로이 커캔달 부부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 달린 부부에겐 남모르는 문제가 있으니, 달린이 잠자리를 거부하는 것. 캔디 부부는 자식이 없는 게 문제다. 두 부부는 어느 날 리노로 여행을 가는데, 거기서 로니 얼과 캔디의 비밀이 들통 난다. 아내에게 잠자리를 거절당한 로니 얼이 캔디와 하룻밤 성관계를 맺었던 것. 두 부부는 당혹스러워 하지만, 우정을 통해 관계를 회복한다. 91분, 18세 관람가.

1970년대 장동휘·박노식 영화

★남포동 출신(EBS 19일 오후 11시10분) = 김효천 감독이 1970년에 내놓은 작품. 1970년대 액션영화의 양대 산맥인 장동휘와 박노식이 출연한 작품이다. 장동휘가 과묵하고 의지가 강한 의리파라면, 박노식은 거침없이 말하고 성격이 활달한 다혈질의 사내 역할을 주로 맡았다. 부산으로 가는 기차 속에서 깡패들과 마주하고도 인내하는 장동휘의 표정 연기는 이 작품의 백미라 할 수 있다. 허장강과 김희라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남포동’을 표방한 만큼 부산시내를 담아낸 장면들이 많다. 영화 속 장면들은 1970년 부산에 대한 자료로서도 가치가 있다. 95분, 15세 이상 관람가.

매일밤 아파트서 살인사건이…

★아파트(KBS 2TV 19일 밤 12시20분) = 매일 밤 9시56분이면 불이 꺼지고 의문의 살인사건이 발생하는 아파트를 다룬 제1세대 온라인 만화가 강풀의 동명 미스터리물을 영화화한 공포물. 이런 기이한 현상을 발견하고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는 여주인공 역은 2002년 ‘이중간첩’ 이후 4년 만에 영화에 출연한 고소영이 맡았다. 강성진이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로, 신예 장희진이 사건의 비밀을 가진 지체장애인 여성으로 나온다. 연출은 2000년 ‘가위’를 시작으로 2년마다 ‘폰’(2002)과 ‘분신사바’(2004) 등의 호러물을 선보인 안병기 감독이 맡았다. 90분, 18세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