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스페이스>영화·철학 등 평론가 7인의 이색 미술전

미술인이 아니라 영화, 음악, 철학, 디자인과 건축 분야의 평론가들이 전시회를 기획, 진행했다. 타분야의 전문가들이 미술가의 주목할 만한 젊은 작가를 선정해 작품전을 협의하는 한편 전시작에 대한 미술평론도 발표했다.

서울 금호미술관 전관에서 20일까지 열리는 ‘프로포즈7-네번째’는 미술계 밖의 평론가 7명과 미술작가 7명이 팀을 이뤄 ‘7인7색’의 작업을 공개하는 이색 기획전이다. 지난 2006년부터 ‘프로포즈’전이라는 이름으로 자체 창작공간의 입주작가 작품전을 마련해온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미술창작스튜디오와 금호미술관은 올해 네번째 전시를 통해 미술기획자 대신 타 분야 전문가들을 전시장 속으로 끌어들이며 협업을 시도했다.

국립미술창작스튜디오와 금호미술관이 이번에 현대미술전의 기획을 의뢰한 인물은 7명. 영화평론가 김영진 한창호씨를 비롯해 음악평론가 김재용, 월간 ‘공간’ 편집장 박성태, 디자인잡지 ‘D+’ 편집장 박활성, 디자인평론가 최경원, 철학가 탁석산 등 평소 미술분야 및 미술작가들과의 교류가 활발한 평론가 중에서 선정한 전문가들이다.

이들 평론가는 국립미술창작스튜디오와 금호미술관의 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해 작업 중인 20, 30대 신진작가들 중에서 각기 작가를 선정, 평론가-작가가 함께 기획 진행한 2인1조의 전시를 한 공간에서 마련했다. 철학자 탁석산씨는 화면속에 인물 꽃 등의 대상을 일그러뜨리는 등 왜곡된 이미지(사진)를 담아낸 김건일씨와, 음악평론가 김재용씨는 소리의 시각화를 시도하는 김병호씨와 팀을 이루는 등 기획자의 전공은 작가 선정 및 전시작에서 자연스럽게 반영됐다. 박성태 ‘공간’편집장은 골판지 아크릴판 유리 등의 재료를 활용해 현실 너머의 무한공간을 추구한 김윤수씨와 공동작업했다. 이밖에도 김영진-김민정, 최경원-송준호, 박활성-최종운, 한창호-최지영 등 7개조별로 개성있는 작품들이 전시장에 들어섰다.

‘프로포즈’전을 기획한 김윤옥 금호미술관 큐레이터는 “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들이 외부 전문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한편, 작품 활동이나 전시 기획에서 새로운 자극과 경험의 기회가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