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앤 조이>[AM7] 이선균 “첫 베드신… 아내 허락받고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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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이미지의 배우 이선균(34)의 얼굴이 굳어졌다. 연기도 무거워졌다.

이선균은 박찬옥 감독이 ‘질투는 나의 힘’ 이후 7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영화 ‘파주’(29일 개봉)에서 아내의 동생을 사랑하는 비밀스러운 남자 중식을 연기했다. 파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는 가질 수 없는 사랑을 향한 도발적 욕망과 관계의 비극성을 그렸다. 충무로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신인 서우가 형부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간직한 은모 역을 맡았다.

지난 14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AM7과 만난 이선균은 ‘이미지 변신을 위해 이 영화를 선택했냐’는 질문에 손사래를 치며 출연을 결정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미지 고착이나 변화보다는 좀 더 영화다운 영화를 찍고 싶었어요. ‘기획영화’, ‘시즌영화’를 주로 하다보니 시간적으로 쫓기며 빨리 찍어내서 촬영이 끝난 후에 아쉬움이 컸었어요. 그러던 중 박찬옥 감독님이 저를 불러주셨어요. 명필름과도 꼭 한번 작업을 하고 싶었어요.”

‘파주’를 자신에게 “너무 많은 걸 준 영화. 앞으로 더 열심히 잘해야겠다는 욕심을 준 영화”라고 의미를 부여한 그는 감정을 억누르고 비밀을 감추는 캐릭터를 “무게감 있게 표현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소개했다.

“중식과 은모는 중식의 아내가 죽은 후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안개처럼 감정에 휩싸여요. 스파크가 튀는 사랑이 아니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거죠. 지금까지 했던 인물들보다 상처 깊은 캐릭터라 ‘어떻게 표현할까’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무게감에 주안점을 두고 연기를 했죠. 솔직히 가벼운 역할보다 무겁고, 칙칙하고, 어두운 캐릭터가 더 편해요.”

이선균은 이 영화에서 첫 베드신에 도전했다. 아내 전혜진에게도 사전 허락을 받았단다.

“이 영화 결정할 때는 결혼 전이었어요. 지금처럼 임신한 상태였으면 예민하게 반응했을지도 모르죠(웃음). 근데 이 영화 출연을 결정하는 데 베드신이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와이프가 제가 출연한 작품을 잘 보지 않아요. 저는 모니터해주길 바라는데 그 친구는 재미없으면 안봐요. 결혼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던데요(웃음).”

지난해 인터뷰에서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밝혔던 그에게 ‘이제는 정상에 대한 욕심이 생겼을 것 같다’고 물었다.

“‘정상’이라는 게 뭔지도 잘 모르겠어요. 개런티를 많이 받는 게 ‘정상’일까요? 아니면 인기가 많은 게 ‘정상’일까요? 저는 그냥 좀 더 나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 목표를 향해 꾸준히 걸어가고 있어요.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하나씩 경험하고 있는 거죠. 죽기 전에 제 이름 앞에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선균은 다음 달에 아빠가 된다

“두려움도 있지만 기대도 돼요. 좋은 아빠, 좋은 가장이 돼야 한다는 부담도 있어요. 그래서 답답함도 자주 느껴요. 그러다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얼마나 끈기 있게 배울지는 모르겠지만 아이한테도 좋을 것 같아요.”

김구철기자 kckim@munhwa.com
사진=김수진 ATLAS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