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폐개혁 반발 극심 ‘反김정일 전단·낙서’도

북한이 4일 처음으로 화폐개혁 단행 사실을 대외에 공식화했지만, 화폐개혁 5일째를 맞은 북한 내부의 혼란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날 “11월30일부터 조선(북한)에서 화폐교환 사업이 시작돼 전역에서 진행되고 있다”면서 새 화폐 14종을 공개했다.

조선신보는 “‘새 돈을 발행함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이 나왔고 집행을 위한 내각결정도 있었다”면서 화폐교환이 오는 6일까지 진행된다고 전했다.

신구 화폐 교환비율은 당초 알려진 대로 1대 100이며, 이미 ‘저금소’에 저축돼 있는 돈은 1대 10으로 교환한다고 조선신보는 전했다.

그러나 화폐 개혁과 관련, 북한 일부에서는 살인·방화가 발생하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비난하는 낙서·전단이 등장했다는 소문이 도는 등 북한 내부의 소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민보안성의 주민감시에 대한 통제 및 감시가 강화되고 군도 전투준비에 들어갔다고 관련 소식통 및 외신은 전했다.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 “적극적 저항으로 일종의 반사회적 행위가 나타나고 있는데, 화로 인한 우발적 살인이 벌어지고 심지어 반(反)김정일 전단지도 뿌려지고 있고 낙서사건도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북한군은 소요 사태에 대비해 전투준비 상태에 들어가는 등 북한 전역이 비상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경제일간지 코메르산트는 이날 “북한 여러 도시에서 화폐개혁을 ‘강도와 같은 정책’이라며 비판하는 움직임이 있고, 이 때문에 당국이 소요사태 발생에 대비해 군에 전투 준비 태세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대북소식지 ‘좋은 벗들’도 대북 소식통을 인용, “북한 내부에서 ‘무자비하게 징벌하라’는 지시가 내려졌고, 보안원들이 활동하면서 계엄령이 내려진 것과 같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