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도의 인생을 바꾼 명대사>美는 보는 눈마다 다르다 (Beauty is in the eye of the beholder)

‘아이 오브 비홀더(Eye of the Beholder)’라는 제목의 영화가 있습니다. 사립 형사가 연쇄살인범을 추격하는 스릴러인데요, 관능적인 미모의 애슐리 주드가 살인범으로 등장합니다. 참 흥미롭게도 영화의 홍보문구는 Obsession is in the eye of the beholder입니다.‘강박관념은 보는 사람의 눈마다 다르게 비친다’는 뜻이지요. 오늘 제가 소개하려는 명대사는 이 홍보문구와 밀접합니다.

패럴리 형제 감독은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게 있다’를 만들었지요. 영어 제목은 ‘There is Something about Mary’입니다. 저는 이 제목을 ‘There is Something about Rosemary’처럼 패러디를 해보고 싶습니다. 그들이 감독한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Shallow Hal)’의 여주인공인 로즈메리(Rosemary)가 매우 특별한 여자이거든요. 이 영화의 홍보문구는 ‘The Biggest Love Story Ever Told(지금까지 나온 가장 육중한 러브스토리)’인데요, 그렇다면 미모의 로즈메리(귀네스 팰트로)가 혹시 거대 육중한 스타일이란 뜻?!

로즈메리의 연인 할(잭 블랙)의 여성관은 얄팍하고 천박(shallow)합니다. 그만의 ‘연애의 정석’은 몸매가 늘씬하고 미모도 끗발을 날려야만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지요. 임종 직전 아버지도 꼭 그런 여자만 만나라는 유언을 남겼고요. 그럼에도 할의 연인인 로즈메리는 ‘미녀는 괴로워’의 여주인공 몸매를 뺨칩니다. 그럼 할은 왜 그녀와 사랑에 빠진 걸까요? 로즈메리를 처음 만나기 직전, 할은 사고로 승강기 안에 갇힙니다. 마침 할과 동승한 심리상담가는 할의 ‘얄팍한’ 여성관을 듣고는 고민을 없애주겠다며 최면요법을 선물합니다.

그날 이후 할의 눈에 로즈메리가 들어온 것인데요, 할의 눈에는 그녀가 완벽한 S라인의 미녀입니다. 그런데 어떤 연유로 그녀가 앙증맞은 엉덩이를 의자에 걸치기만 해도 의자가 우지끈 박살나고, 수영장에 뛰어들면 물이 반이나 넘쳐버리는 것이며, 벗어놓은 팬티는 어쩌자고 낙하산만 한 것일까요?

남들한텐 300파운드로 보이는 그녀가 할에게는 100파운드로 보이는 이유는 승강기 안에서 받은 최면요법의 부작용 때문이었습니다. 사정을 모르는 친구들은 할이 외모보다는 내면의 아름다움(inner beauty)에 더 반할 만큼 순수한 사람이라며 호감 어린 눈으로 바라봅니다. 그런데 큰 회사를 경영하는 로즈메리의 아버지가 뭇 남성들로부터 따돌림만 받던 딸을 극진히 사랑해주는 할에게 고속승진의 기회를 주자 사람들은 색안경을 끼고 할을 깎아내립니다.

과연 사람들은 할과 로즈메리가 오래오래 사랑하도록 놔둘까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의 명대사는 ‘Beauty is in the eye of the beholder’입니다. ‘아이 오브 비홀더’의 제목은 이 명문장에서 따온 것이지요. ‘아름다움이란 보는 눈마다 다르게 비친다(Different people have different ideas about what is beautiful)’는 뜻인데요, 셰익스피어의 작품 ‘사랑의 헛수고(Love’s Labours Lost)’는 그걸 ‘Beauty is bought by judgement of the eye’로 표현하였습니다.

작가·외화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