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반군 집단성폭행 예방도 사태파악도 안 돼… ‘한심한’ 阿평화유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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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DRC) 내 반군의 집단 성폭행 사태를 계기로 최근 아프리카 곳곳에서 활동중인 유엔평화유지군에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콩고에 주둔중인 유엔평화유지군이 사태 예방은 물론, 사태파악도 제대로 안한 것으로 밝혀졌고 일부 평화유지군은 직접 부녀자들을 성폭행하는 등 비행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아툴 카레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사무차장보는 7일 성폭행사건 실태조사를 발표하며 평화유지군 임무 수행이 실패했음을 시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현재까지 콩고내에서만 500여명 이상이 반군의 집단성폭행의 피해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기존 평화유지군이 추산한 242명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 7월 말에서 8월 초쯤 200여명이 집단 성폭행을 당한 루분기 지역 외에도 우비라, 키부 등 콩고내 70여곳에서 267건 이상의 조직적인 성폭행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평화유지군이 거의 반군들의 활동을 막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루분기 지역은 평화유지군 주둔지에서 불과 30㎞ 떨어져 있었는데도 군 당국이 사건 당시 이를 알지 못했고 사태 파악 이후에도 늑장 대응에 상부에 보고조차 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졌다. 콩고 정부는 “평화유지군의 치안유지 능력을 믿고 이들의 주둔을 허락했지만 반군의 범죄가 계속되는 등 이들의 활약은 실망스럽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유엔은 르완다해방민주세력(FDLR)과 콩고 마이마이 반군을 이번 사태의 배후로 지목하고 평화유지군의 야간순찰과 불심검문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즉각적인 사태 대응을 위해 평화유지군 병사들에게 휴대전화를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콩고지역의 유엔평화유지군외에도 다른 아프리카지역에서 활동하는 평화유지군은 각종 범죄를 저질러 빈축을 사왔다. 2007년 코트디부아르에서 모로코 출신 유엔평화유지군은 현지 여성과 아동들을 장기간 성폭행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콩고에선 어린 소녀가 2004년에 계란 2개를 받고 유엔평화유지군과 성매매를 해왔던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 3월6일엔 수단 다르푸르에서 평화유지군 수송대 40명이 부대 앞에서 반군들에게 납치되는 등 군인의 피랍 사건도 끊이지 않고 있다. 2008년 3월 모로코령 서사하라 지역에선 유엔평화유지군이 6000년 전 선사시대의 동굴벽화에 스프레이 낙서를 해 관계자들이 본국으로 소환되기도 했다.

박준우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