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전도사, 남편과 동반자살 ‘불행한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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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전도사’로 알려진 작가 겸 방송인 최윤희(63)씨가 정작 자신은 질병의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남편과 함께 동반 자살해 충격을 던지고 있다.

8일 경기 일산경찰서에 따르면 7일 오후 8시30분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의 한 모텔에서 최씨가 남편 김모(72)씨와 함께 목을 매고 코에 피를 흘린 채 숨져 있는 것을 모텔 종업원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 부부가 이날 오전 7시15분쯤 투숙한 후 퇴실하지 않자 이를 이상히 여긴 모텔 종업원이 방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모텔 방에서 끈으로 목을 맨 채 숨진 최씨와 화장실 수건걸이에 끈으로 목을 맨 남편 김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최씨 부부가 숨진 상태나 유서가 발견된 점 등을 미뤄 볼 때 김씨가 목을 매기 전 최씨를 먼저 끈으로 목 졸라 숨지게 한 후 동반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1장짜리 유서는 최씨의 필체로 최씨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서에는 ‘남편은 건강하지만 심장과 폐질환으로 아픈 나를 혼자 보낼 수 없어 같이 떠나 주는 남편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는 내용과 ‘나를 신뢰하고 사랑해 준 많은 사람들한테 죄송하고 고맙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최씨는 지난달 통증이 심해 유서를 남기고 전남 해남에 가서 혼자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시도하는 등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 아들은 경찰 조사에서 “6일 오후 고양시 장항동 호수마을 아파트를 찾아갔을 때 부모님이 부부 여행을 다녀오겠다고 말해 병 회복을 위해 여행을 가는 것으로 알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 부부는 평소에 사이가 좋았으며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주변 인물과의 채무 관계 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 부부의 시신은 일산병원에 안치돼 있으며 유족들이 부검을 원치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한 최씨는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KBS 즐거운 세상, 행복만들기, SBS 행복특강 등 방송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 스타강사가 됐으며 주부로서 자신의 경험담을 웃음으로 풀어내 행복전도사로 불려 왔다.

최씨는 ‘행복 그거 얼마예요’ 등 희망과 행복을 주제로 20여권의 저서를 남기기도 했다. 최씨는 수년 전부터 건강이 좋지 않아 방송 활동을 중단했으며 지난해에는 한 언론을 통해 자살 시도 사실을 고백하기도 했다.

고양 = 오명근기자 om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