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7] 인간승리 담은 실화의 감동

‘슬럼독 밀리어네어’로 아카데미상 8개 부문을 선권한 대니 보일 감독의 신작 ‘127시간’이 2월10일 관객을 찾아 온다.

이 영화는 지난 2003년 미국 블루존캐니언 등반 중 떨어진 바위에 팔이 짓눌린 채 조난돼 127시간 동안 사투를 벌이다 팔을 직접 자르고 살아 돌아온 실존 인물 아론 랠스톤의 경험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홀로 등반에 나선 아론은 떨어진 암벽에 팔이 짓눌려 고립된다. 그가 가진 것은 산악용 로프와 칼, 그리고 500㎖의 물 한 병이 전부. 그는 127시간 동안 치열한 사투를 벌이며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보게 되고, 이 과정에서 친구, 연인, 가족 그리고 그가 사고 전에 만난 사람들을 떠올린다. 그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팔을 잘라낸다.

보일 감독이 황량한 협곡에서 꼼짝달싹 못하는 주인공 1인의 이야기를 선택했을 때 그의 주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보일 감독은 한정된 공간에 갇힌 주인공의 사투를 감각적인 구도와 세련된 영상분활 기법을 통해 매혹적인 영상으로 완성해냈다. 관객들은 조난 상황의 주인공이 느끼는 절망, 환상, 후회, 추억 등 온갖 감정 속으로 자연스럽게 빠져든다.

보일 감독은 “협곡에 갇힌 주인공은 절대 혼자가 아니다. 그의 마음은 사랑하는 사람들, 오랫동안 꿈꾸던 사람들과 함께 했고 그것이 바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먼저 개봉한 ‘127시간’은 ‘무결점 영화’, ‘영웅적인 영화’, ‘인간 승리의 다른 이름’ 등 호평을 이끌어냈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22일부터 진행된 대규모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접한 관객들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한 관객은 이 영화에 대해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라떼였다면 ‘127시간’은 아메리카노다”고 이 영화의 스타일리시한 영상을 칭찬했다.

주인공 아론 역은 제임스 프랭코가 맡았다. 프랭코는 생사를 넘나드는 주인공의 감정을 생생하게 표현해냈다. 프랭코의 열연은 본 실제 아론 랠스톤은 눈물을 펑펑 쏟았다고 한다.

언론들로부터 ‘신들린 연기’라는 뜨거운 반응을 얻은 프랭코는 오는 16일 열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킹스 스피치’의 콜린 퍼스, ‘소셜 네트워크’의 제시 아이젠버그, ‘블루 발렌타인’의 라이언 고슬링, ‘더 파이터’의 마크 윌버그와 함께 남우주연상 후보로 올랐다.

‘127시간’은 이번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최우수 각본상, 음악상 후보로도 올라있다.

김구철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