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값·유가 치솟자 수입맥주 값도 ‘껑충’

국제 곡물가격과 유가 상승 영향으로 미국산 수입맥주인 ‘밀러’ 가격이 크게 오른다. 일본산 수입맥주인 ‘아사히’도 인상 여부를 적극 검토 중이어서 맥주가격 인상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수입맥주인 밀러는 오는 4월1일부터 출고가 기준으로 캔맥주(355ml, 1박스) 가격이 3만2500원에서 4만392원으로 14.8% 오른다. 또 병맥주(355ml, 1박스)는 4만9500원에서 5만1480원으로 4%, 생맥주(3000ml)도 9만6800원에서 10만3570원으로 7% 인상된다.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 1위인 하이트의 캔맥주(355ml, 1박스) 가격은 출고가 기준으로 2만6420원이다. 수입맥주 가격은 현지 생산단가가 높고, 국내 수입 관세 30%가 추가돼 일반적으로 국내 맥주 가격보다 20∼40%가량 가격이 비싸다. 밀러를 수입 유통하고 있는 밀러브루밍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 곡물값 급등에도 맥주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며 “올들어 주원료인 맥아, 전분 국제가격이 상승했고, 유가 상승에 따른 물류비와 포장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맥주 가격을 현실화했다”고 말했다.

수입맥주 시장에서 지난해 시장 점유율 19.9%를 차지한 밀러가 제품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함에 따라 타사들도 가격 인상에 대해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다. 국내 수입맥주 시장 점유율 2위 업체인 일본의 아사히도 내부적으로 가격인상 결정 시기 발표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수입맥주시장은 네덜란드 하이네켄과 아사히, 밀러 3사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이 63.7%에 이른다. 따라서 국내 수입 맥주사들 대부분이 시장 선두업체의 가격정책을 수용해 가격을 점진적으로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해외 맥주는 4375만달러로 전년보다 17.45% 늘어났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국내 맥주회사도 국제 곡물가격 인상에 따라 제품가격 인상 압박이 심해지고 있지만 정부의 물가인상 억제 정책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박민철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