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주내 ‘潘 단수후보’ 추천 착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연임을 선언하면서 ‘반기문 체제 2기’ 출범이 가시화되고 있다. 유엔 안팎에서는 반 총장의 연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이번 연임 발표가 반 총장 및 유엔의 역할을 평가하고 새로운 결의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 선출은 안전보장이사회가 단수 후보를 뽑아 유엔 총회에 추천하고, 총회가 추인하는 절차로 이뤄진다.

안보리는 빠르면 금주 중 반 총장을 단수후보로 추천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미국, 중국, 프랑스 등이 공개적으로 반 총장 지지의사를 밝혔고, 여타 국가들도 반대 의사는 없다. 5개 상임 이사국 중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연임이 불가능하지만, 중국까지 찬성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반 총장 연임 대세는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이럴 경우 빠르면 이달 중 유엔 총회에서 반 총장 연임이 박수로 최종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후보가 경합을 벌이면 안보리에서 투표를 해야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닌 만큼 연임 절차도 속전속결로 이뤄질 전망이다. 실제 제6대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를 제외한 사무총장들이 모두 재선에 성공한 전례에서 보여지듯 연임에 걸림돌은 없어 보인다.

문제는 반 총장이 이번 연임 결정 과정에서 리더십을 더욱 확고히 하고, 새로운 임기에 맞춰 얼마나 새비전을 만들어 내느냐는 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반 총장의 리더십이 한때 흔들리기도 했으나, 올 초 아랍의 봄을 겪으면서 공고화됐다.

반 총장은 유엔의 미래와 관련, “변화 속의 통합(unity amid change)”을 화두로 제시했다.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인권과 국제정의를 향상시키고,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는 국제사회의 역할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반 총장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강한 유엔(Stronger UN for a Better World)’을 확인하면서 강력한 유엔의 재건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반 총장은 5개 상임이사국의 지지와 함께 지역기반인 아시아 국가들의 지원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임기에 힘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 총장이 이날 재선 도전을 공식 발표하기 직전 유엔본부 식당에서 열린 반 총장과 유엔 내 아시아그룹 회원국 대사 53명과의 조찬 회동 자리에서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대사도 반 총장의 연임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신 대사는 반 총장과 인사말을 나누는 자리에서 “우리는 총장님의 재선을 적극 지지합니다. 그러나 오늘 공개 지지 연설은 안 할 생각입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은 앞다투어 반 총장의 연임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천영식특파원 kka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