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저·세종대왕 리더십 공통점은 스토리 파워 !

세레노 리더 / 이상의 지음/소금나무

“21세기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은 이제 ‘개천의 용 기질’을 넘어서는 ‘스토리 파워’를 갖춘 세레노(SERENO) 리더십이다.’

36년간 주로 야전 지휘관으로 복무한 군생활을 접고 지난해 대장 예편한 이상의 전 합참의장은 “지금은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대가 아니며, 남보다 건강하고 탁월한 스토리를 가진 사람이 인생의 주인공이 돼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라며 젊은이들에게 스토리 파워를 기를 것을 주문한다.

“먹고살기 위한 수단으로 벽돌을 쌓는다는 사람과 신의 제단을 만들기 위해 벽돌을 쌓는 사람 중에 누가 더 일을 잘하고 열심히 할 것인가.”

이 같은 질문을 던지는 저자는 스토리 파워의 진수를 보여준 대표적 지휘관으로 로마 장군 시저(카이사르)를 든다. 시저는 전쟁을 치르기 전 백인 대장들에게 자주 돈을 빌리곤 했다. 시저는 장교들에게 돈을 빌려 병사들의 사기를 높여줬고, 백인 대장들은 시저에게 빌려준 돈을 받기 위해서라도 누구보다 열심히 싸웠다. 전투 본능을 살아 움직이게 한 시저의 스토리 파워의 힘이 승리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세레노 리더십’은, 일본 여류작가 시오노 나나미가 ‘로마인 이야기’에서 한니발을 패퇴시킨 로마 명장 스키피오를 ‘참, 세레노한 사람’이라고 평가한 데서 나온 말이다. 세레노란 이탈리아 말로 ‘밝고 맑다’는 뜻. 세레노 리더란, 기분 좋은 에너지를 조직 전체로 확산시켜 가능성과 자신감을 확장시켜 주는 사람을 뜻한다. 저자는 세레노한 사람이 되려면 ▲차이에 대해 쩨쩨하지 않은 ‘스케일’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고 조화하려는 마음인 ‘디테일’ ▲남들에게도 맑고 깨끗하고 기분 좋게 비치는 ‘스마일’을 갖출 것을 주문한다. 저자는 “참신한 스타일의 세레노 리더야말로 조직을 살아 움직이게 한다”며 “세레노 리더의 힘은 권위적인 파워가 아니라 구성원들의 활력을 살려주는 힘”이라고 강조한다. 우리 역사 속 ‘마인드(Mind)’를 일컫는 스토리 파워와 ‘스킬(Skill)’을 의미하는 시스템 파워를 두루 활용한 인물로 저자는 세종대왕을 꼽는다. 청계천 정비공사를 할 때 여론조사를 실시한 세종은 시스템 파워를 잘 아는 사람이었지만 그 바탕에는 백성의 마음을 헤아리는 마인드가 있었다는 해석이다.

저자는 “천안함 사건을 통해 육·해·공군 합동성 강화보다 자군 이기주의에 집착하지 않았는지, 정신전력을 소홀하게 여기지 않았는지 되돌아 보게 됐다”고 반성했다. 그는 “위기대응 시스템을 갖추고 강한 병사를 양성하는데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거듭 밝혔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