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속열차 대참사>‘만만디’ 중국, 고속성장 조급증에 무너진다

개혁개방 30여년 동안 연평균 10%가 넘는 경제성장을 통해 2010년 일본 경제를 추월하면서 주요 2개국(G2) 반열에 올라설 만큼 빠른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중국이 조급증으로 무너지고 있다.

실적 위주로 평가하는 사회구조로 인해 수치와 허상만 좇으면서 안전을 소홀히 해 탄광과 도로, 아파트와 다리 등의 이른바 ‘더우푸자(豆腐渣·두부찌꺼기인 비지로 부실공사를 가리키는 말)’ 공사로 인해 붕괴사고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붕괴사고는 정부 관리들의 부패와 인명경시 풍조, 건설업체들의 부도덕성 때문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게 일면서 후진타오(胡錦濤) 정권의 신뢰도까지 먹칠하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중국 동남부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에서 발생한 고속열차 ‘둥처(動車)’의 추돌로 인한 탈선, 추락사고가 벼락에 의한 둥처의 전력 및 기계시스템 파손으로 밝혀지면서 사회 전반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이 주원인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중국 철도부가 원저우 둥처 추돌사고 발생 전인 19일 천둥과 번개로 인한 고속철 안전사고를 우려하면서 합리적인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안이한 태도로 이를 무시, 4일 만에 대형사고로 이어져 중국의 안전불감증을 그대로 반영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24일 런민톄다오바오(人民鐵道報)가 19일 “천둥, 번개에 대한 안전설비가 큰 위협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지 4일 만에 대형사고가 발생했다며 철도부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했다.

고속철뿐 아니라 크고 작은 안전사고들이 속출, 심각한 안전불감증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지난 2일 광시(廣西) 허산(合山)탄광과 구이저우(貴州)성 핑탕(平塘)현 탄광 붕괴, 4일 후베(湖北)성 버스 전복, 6일 산둥(山東)성 셴타오(仙桃)시 탄광 화재, 22일 징주(京珠) 고속도로 버스 화재 등으로 무려 136명이 사망했다. 특히 6월28일에는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신공항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던 길이 22m, 너비 26m, 높이 10m인 화물운송 통로의 거푸집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면서 붕괴, 인부 11명이 추락해 중경상을 입었다. 베이징 = 한강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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