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에너지 절약형 주택’… 부동산시장 트렌드가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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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의 지리멸렬한 상태가 계속되면서 주택시장의 트렌드도 눈에 띄게 변하고 있습니다. 기존 주택가격 하락 및 전셋값 상승, 거래 실종 상태가 이어지면서 주택에 대한 새로운 모색이 아이디어를 넘어 상품화되고 있는 것이죠. 특히 서울 등 수도권은 저출산, 고령화, 베이비부머들의 은퇴 시작과 맞물리면서 트렌드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올 들어 도시형 생활주택과 땅콩주택(1개 필지에 닮은꼴로 나란히 지어진 두 가구의 집)이 주택시장의 작은 변화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면 패시브 하우스(에너지 절감형 주택)와 텃밭이 있는 단독주택(텃밭주택), 조립형 목조주택(15일 정도면 지을 수 있는 미사와홈 등)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지요. 사실 땅콩주택은 미니 정원까지 갖출 수 있어 저비용 고효율 주택으로 인기 상종가이지만 도시형 생활주택은 슬럼화 우려가 큰 것이 현실입니다. 주차난은 물론 대부분이 나 홀로 떨어져 단지 커뮤니티를 활성화할 수 없을뿐더러 지나치게 수익성 위주여서 공간 효율성을 외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한 투자 인기도 머잖아 시들해질 것으로 점치고 있는 이유입니다.

아파트의 대안으로 텃밭주택과 패시브 하우스, 시외의 조립형 목조주택이 대세가 되는 것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수도권에 1주택을 가진 평범한 베이비부머들의 경우 은퇴 이후의 삶을 위해 자산의 대부분인 아파트를 줄이고 채소 등을 가꿀 수 있는 텃밭주택과 에너지를 80% 이상 절감할 수 있는 패시브 하우스를 선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패시브 하우스가 국내에 등장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최근에야 주목을 받은 것은 시공비가 일반적인 단독주택과 비교해 두 배가 넘었기 때문입니다. 워낙 비용이 많이 들어 상품화가 어려웠던 것이죠. 최근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코오롱건설 등 중대형 건설사들이 패시브 하우스 개념을 도입하고 있는 것도 미래 주택 트렌드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봐야 합니다. 조립형 목조주택 역시 초고효율 단열 시공과 태양열, 지하 환기 시스템 등 에너지 절약 시스템을 갖추면 최고의 인기를 누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립형 목조주택의 대명사로 불리는 미사와홈의 경우 현재는 3.3㎡당 건축비가 1000만원가량이지만 불과 2~3년 사이에 절반 이하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요가 늘면서 자재의 국산화와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기 때문이죠. 주택시장 불황이 새로운 트렌드를 앞당기는 셈입니다. 텃밭주택이나 패시브 하우스, 조립형 목조주택 등 트렌드로 부상하는 부동산에 선점 투자하는 것도 재테크의 좋은 대안입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수요가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비싼 데다 쉽게 되팔 수 없는 단점이 있는 만큼 자신의 자금 유동성 등을 감안한 투자를 해야 합니다.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