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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1년 10월 21일(金)
지도자의 거짓말, 국익 부합하면 국민도 칭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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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리더는 거짓말을 하는가 / 존 미어샤이머 지음, 전병근 옮김 / 비아북

정치 지도자의 거짓말 논란은 항상 언론을 뜨겁게 달군다. 대중들이 그것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정치인의 거짓말에 대해서 도덕적 재단을 하지 않는다. 대신에 그것이 행해지는 환경을 수많은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 한 국가의 지도자의 경우에 다른 나라는 물론 자기 나라 국민에게도 전략적으로 거짓말을 할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시카고대의 R 웬들 해리슨 수훈 교수인 저자는 국제정치학계의 ‘제3세대 현실주의론자’로 불린다. 국가들이 단지 세력 균형을 유지하는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가능하면 강고한 힘을 추구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에 서려고 한다는 이른바 ‘공격적 현실주의’가 그의 학문적 기반이다.

동아시아 상황에도 밝은 그는 “한국은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지정학적 환경에 살고 있다”며 “국민 모두가 영리하게 전략적으로 사고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러한 현실주의 관점에서 정치 지도자의 거짓말을 연구한 그는 한 국가의 지도자에게 정직만이 최선의 덕목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국익을 앞세우는 지도자의 유능함이 때로는 정직성의 덕목과 상충되거나 갈등을 빚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지도자들은 국익을 이유로 숱한 형태의 속임수와 악수하고 국민들도 그것을 묵인한다는 불편한 진실을 드러낸다.

그에 따르면, 케네디 대통령이 쿠바 미사일 위기 때 소련과의 비밀 협상에 대해 국민에게 거짓말로 사실을 숨긴 것이나,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에 맞서 미국을 참전시키기 위해 루스벨트 대통령이 국민에게 했던 거짓말은 ‘좋은 것’이었다. 하지만 닉슨의 워터게이트 스캔들에서 보듯 국가 지도자의 거짓말이 자신은 물론 나라 전체를 혼란에 빠지게 하는 경우도 있다.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에 관해 거짓말을 한 결과도 ‘나쁜 것’이었다.

저자는 폭넓은 자료를 분석한 끝에 일반의 통념과 달리 국가 간의 거짓말은 의외로 적다는 것을 밝혀냈다. 나라마다 서로 불신하는 상태에서 속임수를 쓰면 금세 들통 나기 때문에 쉽사리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국가 지도자들은 오히려 다른 나라에게보다 자국 국민들에게 더 거짓말을 잘한다. 권력자가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는 전체주의 국가보다 다양한 이해 관계가 있는 국민들을 설득해야 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지도자들이 자국민에게 거짓말을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 거짓말이 국가 공동체의 이익과 맞아떨어진 것이었을 때, 그 지도자의 정치력은 당대에서, 또 역사에서 칭송받는다. 그러나 그것이 사익을 위한 것이거나 국익을 해쳤을 때 거짓말쟁이라는 끔찍한 화인이 찍힌다.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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