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재보선 이후>기초단체장 8곳 전승… 지방만 대세론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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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전 대표는 ‘10·26 재·보궐선거’ 성적표를 받아보고 ‘큰 숙제를 받은 느낌’이었을 것이다.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한나라당 후보의 승리가 쉽지 않아 보이던 부산 동구청장과 대구 서구청장, 강원 인제군수, 충남 서산시장 등 지방 기초단체장 선거는 박 전 대표가 지원에 나서 모두 당선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내년 대통령 선거로 가는 길에서 가장 중요한 수도 서울의 시장 선거에 공을 들여 지원을 했지만 패배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과거 대통령 선거에서 서울에서 지고 승리한 경우는 한 번도 없어 박 전 대표는 이 ‘숙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 고민에 빠졌음직하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사는 “선거 결과가 나온 뒤 박 전 대표와 통화를 했는데 선거결과에 대해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면서도 “내 생각은 지방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이긴 것이 최악은 피했다고 보고 있고 서울시장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이 앞으로 한나라당이 나아가야 할 변화와 개혁이라는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패했지만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됐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여성 서울시장-여성 대통령 후보’라는 부담은 덜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 안팎에서는 박 전 대표가 이번 재·보선을 계기로 점차 활동 폭을 확대해 내년 ‘4·11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예상이 아니라 이러한 구상이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다. 당내에서는 박 전 대표의 전면 등장은 총선 공천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내년 1~2월쯤으로 보고 있다. 공천에 대한 부담감만 사라지고 나면 총선 선거대책위원장 등을 맡아 선거를 총괄해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앞으로의 행보에 앞서 자신의 약점인 20·30대 젊은 층과 무당파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등록금, 청년실업, 보육 문제 등 여당에 화가 난 무당파의 젊은 세대를 박 전 대표가 현재의 이미지로 막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내년 대선도 여·야가 각각 단일후보를 내세워 싸울 가능성이 크다.

신선종기자 hanuli@munhwa.com